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불펜 투수의 연투가 많은 팀이다. 때문에 '쓸놈쓸(쓸만한 선수만 쓴다는 의미)' 야구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시즌 롯데 불펜 투수의 2연투가 무려 118차례나 되고 3일 연속 등판은 21번으로 가장 많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연투 공동 2위 팀은 한화 이글스와 SSG 랜더스다. 78회에 불과하다. 또 롯데의 3연투는 21차례인데 8차례인 2위 NC와 압도적인 차이를 보인다. 반면, 이번 시즌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3연투는 전무하다.
시즌 중반까지는 크게 여파가 없어 보였지만 더워질수록, 그리고 시즌이 흘러갈수록 서서히 과부하가 나타나고 있는 모양새다. 단기전에서 해야 하는 '쓸놈쓸'을 페넌트레이스에서 하고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롯데는 20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2-3으로 졌다. 2-2로 맞선 8회말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헌납해 경기를 내줬다.
이 패배로 3위인 롯데는 후반기 첫 시리즈에서 1승 2패를 기록, 승패 마진 -1로 4위 KIA 타이거즈에 불과 0.5경기 차이로 쫓기게 됐다. 2위 LG와 차이는 2경기로 더 벌어졌다.
이날 승부는 사실상 불펜에서 갈렸다. 롯데 선발 이민석은 6⅓이닝 4피안타(1홈런) 3볼넷 2실점으로 꽤 잘 던졌다. 5⅔이닝 8피안타 2볼넷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LG 선발 임찬규보다 더 길게 버텼다.
2-2로 팽팽하던 8회 승패가 정해졌다. 7회말 1사 1루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올라온 최준용이 실점하지 않으며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우익수 선상 2루타를 허용했다. 여기서 롯데 벤치는 정철원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문보경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롯데는 9회초 점수를 뽑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롯데가 이번 LG와 3연전에서 기용한 불펜 투수는 단 4명뿐이다. 좌완 홍민기를 비롯해 최준용, 정철원, 김강현만 등판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에 따르면 19일 경기에서 6-1로 앞선 8회말 윤성빈을 마운드에 올리는 것도 고려했으나 홍민기가 1사 이후 문보경에서 중전 안타를 맞자 윤성빈이 아닌 김강현을 올렸다는 설명을 했다.
20일 경기에서 빠른 공을 가진 좌완 홍민기가 생각날 법도 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투구 수가 많아서 어려울 것 같다"고 밝힌 만큼 홍민기의 3연투를 감행하진 않았다. 결과적으로 20일 최고 구속이 시속 153km에 달했던 이민석보다 상대적으로 구속이 덜 나오는 같은 유형 우완 불펜 투수로는 결과적으로 LG 타선을 막지 못한 셈이 됐다.
사실 온전히 불펜이 못 버틴 탓이라고 볼 수도 없다. 20일 LG전서 롯데는 9안타를 때려내며 LG(6안타)보다 안타를 더 많이 때려냈지만 1점 차로 패했다. 하지만 타이트한 상황을 버텨내지 못한 불펜진의 상황도 곱씹어 봐야 한다. 어느새 롯데는 4위 KIA에 0.5경기 차이로 쫓기고 5위 KT 역시 롯데에 3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오는 22일부터 리그 최하위 키움 히어로즈와 고척 3연전을 치르는 롯데가 '쓸놈쓸' 야구의 한계를 극복해내지 못한다면 향후 행보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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