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김연서 기자] 제이알글로벌리츠(348950)가 사상 초유의 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기업평가(034950)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의 느슨한 모니터링과 뒷북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등급 하향 속도가 현금유보(Cash Trap·캐시트랩) 공시와 회생절차 신청 이슈를 뒤늦게 따라가는 데 그치면서 사후약방문식 평가 관행이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방조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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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기업평가 본사 내부 모습.(사진=이건엄 기자) |
29일 신용평가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기평과 한신평은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캐시트랩 공시를 낸 이후에도 즉각적인 등급 하향 없이 소극적인 대응에 머물렀다. 캐시트랩은 리츠의 배당 재원이 사실상 고갈됐음을 의미하는 중대한 신호임에도, 신평사들이 이를 등급에 신속히 반영하지 않으면서 선제적 경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기평의 등급 조정 과정을 보면 캐시트랩 공시 다음날인 17일 등급 전망만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꾸는 데 그쳤고, 실제 등급 하향은 24일('A-'→'BBB+')에야 이뤄졌다. 캐시트랩이라는 중대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등급 전망 변경이라는 소극적 조치에 머문 것이다. 한신평의 행보도 유사하다. 한신평은 한기평보다 빠른 지난 3월 3일 'A-'에 부정적 전망을 달았지만, 'BBB+'와 'BB+', 'C'로의 실질적인 등급 하향은 캐시트랩 공시와 회생절차 돌입 이후에야 이뤄졌다.
특히 한기평의 경우 'BBB+'에서 'BB+'로 등급을 내리는 과정에서 기존에 등급 변경 공시 시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던 텔레그램 안내를 생략한 것으로 확인됐다. 급박하게 진행된 등급 조정 과정에서 투자자 고지 절차가 간소화된 부분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정보 접근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기평 관계자는 "리서치물로 작성된 건에 대해서만 텔레그램을 통해 등급 변동을 공지하고 있다"며 "27일 변동 건의 경우 평정의견은 홈페이지에 공시됐고, 이에 대해 리서치물로 작성되지 않아 텔레그램으로는 따로 공유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일각에서는 신평사들의 '늑장 강등' 배경을 두고 조심스러운 시각도 제기된다. 제이알글로벌리츠에서 벨기에 현지 감정평가사와의 긍정적인 협의 상황을 내세우며 등급 유지를 요청했고, 신평사들이 이를 받아들여 개선 가능성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선제적 강등 시점을 놓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신평사 스스로가 등급 하향이 디폴트의 방아쇠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부담을 의식해 조정 시점을 최대한 늦췄을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갑작스러운 부도 사태로 피해를 입은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도 자연스레 신평사로 향하는 분위기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우량 등급인 'A-'를 유지하던 리츠가 회생절차를 신청하자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투자자 게시판 등에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평가를 믿고 투자한 만큼 신평사들이 위험 징후를 사전에 충분히 경고하지 못한 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등급 하향의 폭과 속도가 워낙 가팔랐던 탓에 평가 시스템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실제 이날 한 투자자가 국회 전자청원에 올린 글을 담은 링크가 퍼졌다. 이 청원은 기한 내 100명의 찬성
요건을 충족해 공개 여부를 검토 중이라 아직 일반에게 공개되지는 않은 상태지만 자본시장에서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화제가 됐다.
이 글에서 작성자는 "국가가 허가한 기관이 매긴 안전 등급을 믿고 투자했는데, 디폴트가 가시화되자 하루아침에 등급을 'C'로 낮췄다"며 위험을 사전에 알리지 못한 신평사의 역할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신평사의 선제적 경보 기능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과거 '레고랜드 사태' 당시 불거졌던 느슨한 평가 논란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지난 2022년 한신평은 부도처리된 레고랜드 대출채권 ABCP에 강원도의 지급보증을 근거로 가장 높은 등급인 'A1'등급을 부여했다가 뒤늦게 'C'로 강등한 바 있다.
채권시장의 한 관계자는 "신평사 입장에서는 방법론에 따라 나름의 근거를 갖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결과적으로 선제적인 대응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충격이 극대화된 시점에 등급이 연달아 내려가다 보니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타이밍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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