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홈플러스 ‘운명의 일주일’…침묵하는 메리츠, 압박나선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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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홈플러스 회생계획 가결 시한 임박
채권단, SSM 매각에도 요지부동…DIP 난항
일반노조·마트노조, 채권단·정부 압박 나서
“채권단, 책임있는 결단하라” 총력투쟁 예고

  • 등록 2026-04-27 오후 4:50:05

    수정 2026-04-27 오후 4:50:05

이 기사는 2026년04월27일 15시49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부 인수 후보를 찾으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지만, 정작 회생 문턱에서 유동성 절벽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번 주 진행될 법원의 채권단 의견조회에서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DIP 금융(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거절할 경우,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을 구경하기도 전에 파산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채권단 손에 달린 홈플러스 회생 ‘데드라인’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오는 5월 4일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의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법원은 이번 주 중으로 채권자협의회를 대상으로 의견 조회에 나설 전망이다. 핵심 안건은 약 2000억원 규모의 추가 DIP 금융 지원과 회생 절차 기한 연장 여부다.

문제는 시간과 조건이다. 하림그룹이 본입찰에서 제출한 계약서에는 ‘계약 상대방이 파산할 경우 계약을 해제한다’는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채권단이 추가 자금 지원을 거절해 오는 5월 4일 회생 시한 연장이 불발되면, 홈플러스가 파산으로 직행해 익스프레스 매각마저 무위로 돌아갈 수 있다.

법원은 지난 3월 4일 MBK파트너스의 DIP 금융 1000억원 투입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가능성 등을 고려해 회생 기한을 2개월 연장한 바 있다. 지난 21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 계열사 NS홈쇼핑이 선정됐고, 오는 6월 딜 클로징을 목표로 거래 절차도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매각 대금이 유입되기까지는 단기 유동성 공백이 존재한다. 지난 3월 투입된 DIP 자금은 이미 전액 소진된 상태다. 4월 직원 급여까지 밀리며 내부 동요는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성사로 회생의 실마리는 잡았지만, 추가 현금 수혈 없이는 당장의 운영조차 어려울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승적 결단’의 무게…메리츠의 딜레마

메리츠 입장에서도 고민은 깊다. 메리츠증권과 메리츠화재, 메리츠캐피탈은 지난 2024년 5월 홈플러스에 1조2000억원의 선순위 담보대출을 제공한 최대 채권자다. 이미 조단위 자금이 묶인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기약 없는 추가 지원은 후순위 채권단의 반발과 내부적인 배임 논란을 부를 수 있다.

특히 후순위 채권자들은 “메리츠가 선순위 지위를 강화하는 추가 대출은 절대 불가하다”며 거세게 반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츠는 선순위 채권자인데다, 전국 홈플러스 부지 및 자산 62곳을 담보로 잡은 만큼 원금 회수 걱정은 낮지만, 회생을 위해 총대를 메기에는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거센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반면 DIP 지원을 거절해 홈플러스가 파산할 경우 메리츠가 지게 될 책임론도 무겁다. 자금 회수를 위해 담보권 행사에 나설 경우 해당 점포에 입점한 소상공인 임차인들과 물리적 충돌은 불가피하다. 또 수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실직 사태를 방조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결국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대승적 결단’의 무게가 메리츠 경영진의 어깨를 짓누르는 셈이다.

‘현금 고갈’ 홈플러스…양대 노조 협공 개시

상황이 급박해지자 홈플러스 노조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배수진을 쳤다. 현재 홈플러스는 일반노조(홈플러스 일반노조)와 마트노조(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등 복수 노조 체계다. 일반노조는 1997년 한국까르푸 노조로 출범해 2007년 이랜드(홈에버) 시절 비정규직 대량 해고에 맞서 510일간 파업했던 주역이다. 영화 ‘카트’ 웹툰 ‘송곳’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마트노조는 삼성물산과 테스코 합작 시절부터 근무한 이들이 주축이 돼 결성됐다.

일반노조는 채권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반노조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메리츠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홈플러스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증권이 위기 상황에 놓인 홈플러스에서 고리이자를 뜯으며 몸집을 불렸다”며 “MBK파트너스가 사태의 주된 책임을 져야 하며, 메리츠금융 역시 공동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국을 돌며 투쟁 중인 마트노조는 오는 5월 1일 노동절에도 지역별 노동절 대회에서 투쟁을 이어간다. 이들은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이 홈플러스 정상화의 마중물이 돼야 한다며, 기존 대주주와 경영진 중심이 아닌 유암코(UAMCO)를 제3자 관리인으로 선임해 회생 계획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하림이라는 확실한 인수자가 나타난 상황에서 단기 유동성 문제로 딜이 깨지는 것은 국가적 손실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결국 메리츠가 후순위 채권단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혹은 당국이 어떤 명분을 만들어주느냐가 홈플러스 회생의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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