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은 오피스와 호텔을 합친 형태의 건축물이다. 일하면서 거주도 할 수 있게 만든 집의 일종이다. 오피스텔은 월세를 또박또박 받는 일종의 수익형 부동산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문재인 전 정권 시절 2019~2021년 집값이 폭등하면서부터는 '아파트의 대체재'로 떠오르면서 거주용으로 오피스텔을 매수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이후 2022년 금리가 치솟으면서 부동산 시장 전반이 고꾸라졌고, 오피스텔 역시 버티지 못하고 가격이 크게 내렸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고강도의 대출 규제가 시행됐지만, 오피스텔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비(非)주택으로 분류돼서다. 이에 오피스텔 시장으로 수요가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두고 "서울 용산구라는 지역과 입지, 상품에 따른 흥행일 뿐, 오피스텔 시장의 전반적인 회복을 논하기는 이르다"고 선을 그었다.
먼저 오피스텔은 거주용으로 매력이 없다는 설명이다. 송 대표는 "과거 집값 폭등기엔 아파트에 거주할 수가 없어서 대체재인 오피스텔을 찾았지만, 현재는 임대차법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고, 아파트 공급 물량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오피스텔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거주하는 데 따른 보유 가치도 없다"며 "예컨대 1~5층짜리 아파트의 경우엔 재건축 연한을 채우면 개발이 가능해지고 빌라도 재개발이라는 '가치 재산정'의 기회가 있지만 오피스텔은 이미 고밀 개발을 통해 지어진 게 대부분이라서 가지고 있을 이유가 없다"고 부연했다.
분양가가 크게 오른 현 시점에선 오피스텔을 매수할 매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송 대표는 "최근 공사비, 인건비, 자재 가격 등이 인상하면서 분양가도 덩달아 올라가게 됐다"면서 "과거엔 그나마 낮은 가격에 분양받아 월세를 받을 수 있어 수익률이 괜찮았지만, 최근엔 오른 가격으로 수익률이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자들 역시 매수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전세의 월세화' 흐름이 거세다. 전셋값 상승으로 고가 전세가 늘어나면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거나 아예 보증금 없이 월세를 사는 경우도 있다. 전세의 월세화 흐름 속에서도 오피스텔은 혜택을 받긴 어려울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시장 분위기가 과거와는 달라지지 않았느냐"며 "아무리 월세가 늘어난다고 해도 아파트 시장에서 수요가 흡수가 되면서 오피스텔 시장으로 넘어오질 못한다"며 "만약 오피스텔 시장으로 수요가 넘어오려면 아파트 대비 월세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는 등의 변화가 필요한데 현 상황에선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
또한 그는 "오피스텔뿐만 아니라 생활형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 다른 수익형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라면서 "한때 '잘 팔린다'는 기대감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다 보니 과잉 공급 상태다. 수요는 없는데 공급이 계속되면서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수익형 부동산 대신 어떤 상품에 투자할까.
그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심화함에 따라 투자자들 역시 '오피스텔 7~8가구 가지고 있느니 핵심지에 아파트 1가구 가지고 있는 게 더 낫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며 "또 최근 수년간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유지되고 있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다주택자 지위를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대표는 "현재 오피스텔을 포함한 수익형 시장을 평가해보자면 '끝이 안 보이는 깜깜한 터널 속'"이라면서 "집값 급등기 비정상적으로 치솟았던 가격, 쏠렸던 수요 등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정상화 과정"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수익형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나려면 최소한 기준금리가 연 1%대로는 낮아져야 시장에 활기가 돌 것"이라면서 "현재 경기 상황을 비롯해 정부 정책, 외부 변수 등을 고려하면 아무리 금리 인하 기조에 있다고 하더라도 역동적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당분간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침체기에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대표는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경제학 석사를 밟고 중앙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부동산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부동산정책토론회 전문 패널이면서 한국부동산원과 국토교통부에 다수의 자문을 했다. 부동산컨설팅회사 도시와경제 대표이기도 하다.
우주인. 집우(宇), 집주(宙), 사람인(人). 우리나라에서 집이 갖는 상징성은 남다릅니다. 생활과 휴식의 공간이 돼야 하는 집은, 어느 순간 재테크와 맞물려 손에 쥐지 못하면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끼게 만드는 것이 됐습니다. '이송렬의 우주인'을 통해 부동산과 관련된 이야기를 사람을 통해 들어봅니다. [편집자주]글=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사진=유채영 한경닷컴 기자 ycyc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