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HD의 새 코치 고요한(37)이 프로 지도자 데뷔전에서 벤치에 앉지 못했다. 선수 시절 상대 선수의 머리채를 잡아당겨 받은 징계가 코치 경력으로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당시 피해자는 현재 울산의 미드필더 고승범(31)이다.
울산은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제주SK와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의 지휘봉 데뷔전이자 고요한 코치의 프로 지도자 첫 경기였다. 고요한 코치는 징계로 이날 울산의 벤치를 지키지 못했다.
고요한 코치의 징계는 지난 2023년 11월 FC서울 시절 발생한 '슈퍼매치 머리채 사건'에서 비롯됐다. 당시 수원 삼성과의 경기 도중 양 팀이 충돌하는 과정에서 고요한은 뒤에서 고승범의 머리카락을 세게 잡아당겼고,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이를 퇴장성 반칙으로 판단했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고요한에게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고 선수 은퇴로 중단됐던 징계는 울산 코치 등록과 함께 재적용됐다.


제주와 경기가 끝난 뒤 믹스드존에서 고승범은 인터뷰를 통해 팬들의 우려를 직접 해명했다. 그는 "이미 오래전에 사과와 정리가 끝난 일"이라며 "사건 직후 (고)요한이 형이 직접 사과를 하셨다. 저도 받아들였다. 지금 와서 다시 거론되는 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힘든 상황에서도 고요한 코치님이 도움을 주러 오셨다.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며 일부 팬들이 제기한 '사과 없이 관계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시선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지난 5일 울산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에 대해서는 "자신감 넘치는 행동과 분위기 전환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그 긍정 에너지가 선수들에게도 전해지고 있다"며 "공격적인 전술 주문과 창의적인 플레이 요구가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 부진 이유에 대해서는 "이유를 찾는 것보다 빠르게 극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승리를 통해 흐름을 되찾고 반드시 반전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울산은 신태용 감독 데뷔전에서 11경기 무승(3무 8패) 고리를 끊었다. 이날 승리로 25경기 9승 7무 9패 승점 34를 기록하며 단독 6위를 탈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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