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정책-경제적 양극화 겨냥
‘이란전 비난’땐 트럼프 “미군 감축”
15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이날 독일 뷔르츠부르크에서 열린 가톨릭 청년 신자 행사에서 “더 이상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나는 오늘날 내 자녀들에게 미국으로 가서 교육을 받거나 그곳에서 일하라고 권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날 미국에서는 가장 교육을 잘 받은 사람들조차 일자리를 구하기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인 인식이 강해지고 있고, 경제적으로 심각한 양극화 현상을 경험 중인 미국 사회를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르츠 총리의 발언이 알려지자 트럼프 진영에선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독일 대사를 지낸 리처드 그리넬은 X에서 “메르츠는 TDS(트럼프 발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 학회의 유럽 의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리넬은 메르츠 총리가 올 3월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매우 유화적이고 칭찬 일색이었다”며 이번 발언은 앞선 태도와 모순된다고도 지적했다.
메르츠 총리의 발언이 독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독일 극우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대표는 “메르츠 총리는 ‘정치적 기후’를 이유로 미국 여행을 만류하고 있다”며 “아이러니하게도 자신의 나라를 의도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파멸로 이끌고 있는 총리가 이제 경고의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번 논란은 미국과 유럽 간 무역 및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둘러싼 분쟁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이 시험대에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메르츠 총리는 앞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굴욕을 당하고 있다”고 발언해 트럼프의 반발을 샀다. 이 발언 뒤 트럼프 행정부는 주독미군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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