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헬스 고백 & 크래시 아웃’…취약함을 드러내는 생존 방식이 뜨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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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헬스 고백 & 크래시 아웃’…취약함을 드러내는 생존 방식이 뜨는 이유

정유영(칼럼니스트,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6.09 16:49

인간은 본능적으로 약점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것은 오래전부터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동물의 세계’ 속에서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런데, 요즘 ‘새로운 인류’라 칭하는 Z세대(1997~2006년생)는 의식적으로 자신의 약점, 취약성을 드러낸다. 그들에게는 이것이 ‘차별화된 생존 방식’이다.

제일기획의 사고 리더십 기반 전략 인사이트 그룹 ‘요즘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마이너리티 리포트-취약할 권리’에 따르면, Z세대가 SNS 등에서 자신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과감히 드러내는 문화를 주목하고 있으며, 이것이 브랜드 마케팅의 새로운 화두라고 밝혔다. 일테면 “나는 사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야”라며, 과거라면 숨겼던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 Z세대에겐 이렇게 자신의 불완전함을 밝히는 것이 ‘새로운 문화’라고 말한다.

그중 하나가 ‘멘탈 헬스 고백’이다. 우울, 불안, ADHD 등 정신적 불안정성도 숨기거나 혹은 과장, 축소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형태이다. 틱톡에서는 이 같은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가 250억 회 이상일 정도로 이 현상은 가히 폭발적이다.

(일러스트 프리픽Designed by Freepik)

(일러스트 프리픽Designed by Freepik)

또 하나는 ‘크래시 아웃Crash out’이다. 원래 이 용어는 일상 속 스트레스로 인한 감정 폭발을 의미한다. 학업이나 업무의 압박을 견디지 못해 소리를 지르거나, ‘멘붕’이 오는 모습을 극적으로 연출해 표출하는 행동이다. 현재 틱톡 등 SNS에서 사소한 상황을 과장하여 ‘크래시 아웃’하는 영상이 60만 개 이상 공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자신의 취약함이나 불완전함을 드러내어, 고유성을 확보하고 공감을 얻으려는 전략적 행동이라고 분석한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기술 발전에 대한 반작용, 경제적 불안, 스트레스, 온라인상에서의 관계의 가벼움, 기성세대에 대한 반작용 등이 있다. 즉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으로 완벽함을 대량 생성하는 ‘과잉 완벽의 시대’가 되면서 ‘완벽보다 사람 냄새 나는 불완전성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이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취약할 권리’ 보고서는 경제적 불안과 여러 리스크 속에서 성장한 Z세대에게 ‘취약성=기본값’과 같다고 해석했다. 즉 “자신의 결점을 과감히 드러내는 것은 자신만의 고유성과 희소성을 확보해 강력한 신뢰를 얻으려는 전략적 선택이며 이제 취약성은 Z세대에게 약점이 아닌, 그들만의 고유한 생존 방식”이라는 것이다.

[ 정유영(칼럼니스트) 일러스트 프리픽Freepik]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1033호(26.06.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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