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5년간 수십억 챙긴 의사 기소
하루 10회 투약도… 중독자 6명 숨져
31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검사 소창범) 의료용 마약 전문수사팀은 프로포폴 중독자들에게 타인 명의를 이용해 5년간 총 18만 mL의 프로포폴을 4700여 차례 불법 투약해 준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으로 50대 소아청소년과 여성 전문의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해당 의원 실장과 간호조무사, 피부관리사 등 직원 6명과 상습 투약자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일부 단순 투약자 21명은 치료·재활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서울 강남구에서 피부과 의원 2곳을 운영하며 프로포폴 중독자 32명에게 가족 또는 지인 명의로 1694회, 불법 구입한 외국인 명의로 303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회당 30만 원 수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중독자들을 끌어모은 뒤 “가족이나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면 프로포폴을 더 많이 투약해 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121명의 주민등록번호가 1272차례에 걸쳐 다른 사람에 대한 프로포폴 투약에 무단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일부 중독자들은 의사의 제안에 따라 많게는 하루 10회 이상 프로포폴을 연속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우울증이 심화돼 극단적 선택을 한 중독자가 6명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의료 관련 자격이 없는 피부관리사가 직접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한 정황도 확인했다.검찰은 지난해 11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내역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이상 정황을 포착해 투약자들을 조사했고, 올해 1월 해당 의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수사 결과 의사는 범죄 수익으로 고가 명품을 구입하고 외제차를 운행하는 등 호화 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현재 범죄 수익 환수 절차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마약류 취급 권한을 악용해 환자를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하고 마약 중독에 빠뜨린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 범죄”라며 “수십억 원에 이르는 범죄 수익을 철저히 추징하겠다”고 밝혔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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