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은행 점포가 많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기기에 서툰 시니어의 금융 접근성이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매일경제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5년간 전국 17개 지방자치단체의 점포 수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0년 3304곳이었던 점포 수는 지난해 말 2685곳으로 18.7% 급감했다. 불과 5년 만에 은행 지점 5곳 중 1곳이 자취를 감춘 셈이다.
단순 수치상으로는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서 451곳이 줄어 감소 폭이 컸으나, 기존 점포 수 대비 감소율을 따져보면 고령화가 심각한 지방의 상황은 더욱 처참하다. 점포 감소율 상위 6개 지역인 제주(-26.3%), 전남(-25%), 서울(-22.4%), 경남(-22.3%), 대구(-21%), 경북(-20.9%)은 공통적으로 고령인구 비율이 20%를 웃도는 지역들이다.
특히 고령인구 비율이 29%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전남은 지난 5년간 은행 점포 4분의 1이 사라지며 전국 2위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면 고령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세종(-5%), 인천(-9.6%), 대전(-12.5%) 등은 전국 평균보다 훨씬 낮은 감소율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은행 점포가 사라진 자리는 고령층의 물리적 고통으로 치환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가 심각한 강원 양구군, 전남 신안군, 경북 김천시 등의 경우 주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이동해야 하는 거리가 평균 26~27k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 뱅킹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 왕복 50km가 넘는 거리는 사실상 금융 단절과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비용 효율화와 디지털 전환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된 상황에서 막대한 임대료와 인건비가 발생하는 오프라인 점포 유지는 실익이 없다는 논리다.
금융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초 점포 폐쇄 전 사전영향평가를 개편하고, 지역재투자평가 시 점포 폐쇄에 대한 감점 폭을 확대했다. 하지만 민간 은행의 경영 자율성을 강제로 제한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처럼 보다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호주나 일본처럼 우체국 등이 은행 업무를 대행하는 ‘은행 대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점포 폐쇄를 무조건 막기보다는 고령층의 접근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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