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 벤처캐피털, AI 투자 자국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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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벤처캐피털(VC)이 인공지능(AI) 투자를 자국 기업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국가들이 해외 AI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중국 벤처캐피털, AI 투자 자국에 집중

14일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주요국 AI 분야 VC 투자를 분석한 결과 미국은 전체 투자금의 84%를 자국 AI 기업에 투자했다. 나머지 투자처는 영국(2.0%), 중국(1.3%), 이스라엘(1.2%) 등이었다. 중국 VC 역시 전체 AI 투자 집행액의 75.6%를 자국 기업에 쏟아부었다. 미국 기업엔 4.1%만 투입됐다. 중국 VC의 한국 기업 투자 비중은 0.2%에 그쳤다. 장진철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미·중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면서 자국 중심의 투자 집행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했다.

미·중 간 VC 투자도 2021년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대미 투자액은 24억7800만달러에서 2023년 6억8500만달러로 급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VC는 자국 AI 업체에 돈을 넣으면 수익을 낼 것이란 확신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다른 국가 VC들이 미·중 선도국 기업의 투자 티켓을 따고 싶어 하는 것과는 완전히 반대인 상황”이라고 했다.

미국 빅테크에서 일하던 중국 인재들의 귀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오픈AI 연구원 야오순위가 텐센트로 이직한 게 대표적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야오순위의 몸값은 195억원 수준이다. 지난 2월 구글의 AI 조직 딥마인드 우융후이 연구 부사장도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의 AI 연구개발 부서 책임자로 이직했다. 스탠퍼드대 분석에 따르면 미국에서 연구활동을 한 중국 과학자·연구원 중 귀국한 이들의 비율은 2010년 48%, 2021년 67%, 지난해 75%로 늘었다.

미국과 중국 VC와는 달리 유럽 VC는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에 돈을 넣고 있다. AI 분야에서 영국 VC 투자액 중 미국 업체 투자 비중은 53.1%에 달했다. 자국 기업에 투자한 비율은 12.2%에 불과했다. 독일 역시 전체 AI 투자액의 40.7%만 자국 투자였다. 프랑스는 자국 투자가 43.1%, 미국 투자가 17.7% 수준이었다.

한국 VC의 경우 66.5%가 자국 투자, 22.3%는 미국 투자였다. 대중국 투자 비중은 0.2%밖에 안 됐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벤처투자 생태계는 모태펀드 의존도가 높아 자국 AI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가 많은 것”이라며 “장기적인 수익성과 생태계 발전을 위해선 해외 유망 AI 스타트업 투자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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