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SK하이닉스서 1.26조 조달…M&A 실탄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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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이상 만기 장기 CP 첫 발행…1조2600억원 조달 추진
SK하이닉스, 발행 물량 전량 인수…채권 투자 확대
당초 4000억원 공모채 계획 접고 자금 조달 전략 변경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에 배정 예정이었던 스페이스X 공모주 물량이 전량 삭감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미배정 경위 파악에 나섰다. 사진은 15일 미래에셋증권 서울 한 지점. 사진=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합병(M&A)과 벤처투자에 사용할 자금 1조2600억원을 SK하이닉스로부터 조달한다. SK하이닉스가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는 장기 기업어음(CP) 전량을 인수하기로 하면서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에 1조2600억원 규모의 CP 발행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CP의 만기는 모두 2년 이상이다. 일반적으로 CP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자금 조달 수단이지만 만기가 1년을 넘으면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미래에셋증권이 장기 CP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AA+의 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한 미래에셋증권이 장기 CP를 통해 조 단위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장기 CP는 단기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여서 자본시장에서는 회색지대로 지적받아 왔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CP는 통상 발행 전에 투자자를 확보한 뒤 발행하는데, SK하이닉스가 이번 발행 물량 1조2600억원 전량을 인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는 CP를 모두 매입하기로 했다"며 "SK하이닉스가 아니었다면 만기 구조와 조달 규모 모두 성사되기 어려운 거래"라고 말했다.

풍부한 현금을 운용 중인 SK하이닉스는 최근 회사채 시장의 핵심 기관투자가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6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발행한 2년 만기 공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한 데 이어 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2년물 중심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3년물까지 검토 범위를 넓혔다. 이번 미래에셋증권의 장기 CP에는 2029년 7월 만기 물량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 결정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의 자금 조달 계획도 변경됐다. 미래에셋증권은 당초 이달 6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최대 4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었다. 2년물과 3년물로 각각 1000억원씩 모집한 뒤 최대 4000억원까지 증액을 검토했지만, SK하이닉스가 비슷한 만기의 장기 CP에 1조원 이상 투자하기로 하면서 회사채 발행 일정은 연기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장 마감 이후 넥스트레이드에서 11.58% 급등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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