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800조 베팅에 韓美 주식시장 양극화 시작…지금 저렴한 AI 관련주는 [이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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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800조 베팅에 韓美 주식시장 양극화 시작…지금 저렴한 AI 관련주는 [이슈플러스]

입력 : 2026.06.30 20:18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반도체를 요구하는 엔비디아 아마존 등 빅테크들의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6월29일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빅테크들은 그동안 인공지능(AI) 사업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를 많이 달라고 떼쓰고 있었다. 삼전닉스의 투자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투자자들은 ‘반도체 공급 증가 → 가격 하락 → 빅테크 비용 감소 → 빅테크 주가 상승&삼전닉스·마이크론 주가 하락’을 예상했다. 마이크론은 또 다른 메모리 반도체 ‘플레이어’다. 하지만 삼전닉스 투자 발표 이후 곧바로 이어진 미국 시장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되레 올랐다.

역설처럼 보이지만 이유는 단순하다. 발표 대로 하더라도 삼전닉스의 신규 반도체 제조 공장(Fab·팹)은 아무리 빨라도 2030년에서야 정상 가동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의 800조원 투자에 대해 월스트리트와 여의도 모두 “AI로 인한 반도체 수요가 압도적”이라고 평가하면서 메모리 관련주의 투자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사옥 모습. [매경DB]

삼성전자 사옥 모습. [매경DB]

400조원 투자가 SK하이닉스에게 악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9일 각각 400조원씩 총 800조원을 호남 지역에 투자해 메모리 팹 4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빅테크들의 요구도 있었지만 정부의 중장기 목표 계획인 ‘5년 내 메모리 생산 능력 2배 확대’를 위한 투자다.

월가는 “2030년에서야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10년 내에 해결되지 못할 숙제라는 지적도 있다. 산업통상부 자료를 분석해보니 국내 반도체 관련 기업은 수도권이 69.4%로 그 비중이 가장 높았다. 호남을 포함한 서남권은 고작 2.6%다. 지역별 비중에서 최하위다.

800조원이 집중 투자되는 서남권(광주·전남)은 그야말로 반도체 인프라스트럭처가 빈약하기 짝이 없다. 팹만 덩그러니 지어놔도 같이 일할 소재·부품·장비 업체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전력·용수·인력 확보도 여전히 숙제로 남아 갈 길이 먼 상태다. 반도체 공급 과잉 걱정은 접어두란 뜻이다.

삼전닉스가 코스피 시가총액 1·2위를 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메모리 가격 하락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는 메시지는 삼전닉스는 물론 지수 투자자(코스피 200 추종 ETF 보유자)들에겐 호재다. 물론 2026년 들어 반도체·AI 관련주가 아니면 주가가 부진했기 때문에 업종별 양극화는 여전히 극심할 전망이다.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삼전닉스 내에서도 양극화 예상이 나온다. 두 반도체 기업이 똑같이 400조원씩 투자하는 것은 삼성전자의 덩치에 비해선 ‘과소 투자’라는 지적이다. 실제 삼성전자 DS부문(반도체)의 2026년 1분기 매출은 81조7000억원이었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매출이 52조5763억원이다.

400조원 동일 투자는 어떤 의미인가. 각사의 메모리 사업부 매출 대비로 환산하면 이렇다.

삼성전자: 400조원 ÷ 연환산 매출(약 327조원, 81.7조×4) = 약 1.2배
SK하이닉스: 400조원 ÷ 연환산 매출(약 210조원, 52.6조×4) = 약 1.9배

같은 400조원이라도 하이닉스에겐 메모리 사업 연 매출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규모이지만 삼성전자에겐 1.2배 수준이다. 향후 공급 과잉이 현실화되더라도 하이닉스가 받는 충격이 삼성전자 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적 대비 비싸진 주가도 하이닉스에겐 불리하다. 6월30일 블룸버그 기준 하이닉스의 향후 12개월 예상 순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54배다. 삼성전자는 7.52배로, 주요 AI 관련주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이는 반도체로 AI 사업을 해야하는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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