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이 두 달 연속 800억달러를 넘어섰다.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해 중동 전쟁의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란 우려를 씻어냈다. 유가 급등과 37%로 치솟은 반도체 의존도는 불안 요인으로 지적됐다.
◇반도체 웃고 자동차 울고
산업통상부는 올해 4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늘어난 85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전달 기록한 최대치(861억3000만달러)에는 다소 못 미쳤지만 11개월 연속 해당 월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이어갔다.
무역수지도 237억7000만달러 흑자로, 흑자 규모가 2개월 연속 200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 무역수지는 작년 2월 이후 15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15대 수출 품목 가운데 8개 품목, 9대 수출 지역 가운데 7개 지역의 수출이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4월 수출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보다 173.5% 늘어난 319억달러로 두 달 연속 300억달러를 넘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와 가격이 동시에 뛴 영향이다.
4월 D램 가격(DDR4 기준)은 16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0% 뛰었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24.2달러로 766% 급등했다.
예상을 크게 뛰어넘은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 1.7%)의 55%가 반도체 제조업의 몫이었을 정도로 반도체 수출은 중동 전쟁 여파로 자칫 주춤할 수 있는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다.
컴퓨터 수출은 40억8000만달러로 515.8% 급증하며 5대 수출 품목인 일반기계(42억달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차세대 고성능 데이터저장장치(SSD)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었다.
반면 2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61억7000만달러로 5.5% 감소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과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카 등 친환경차 수출이 각각 23%, 8.6% 증가했지만 자동차 수출의 57%를 차지하는 내연기관차 감소 폭(17%)을 만회하기에는 부족했다.
반도체 1강의 수출 구도가 이어지면서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4월 20.2%에서 올해 4월 37.1%로 1년 만에 16.9%포인트 뛰었다.
◇에너지 교역에는 중동 전쟁 ‘그림자’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교역 구조는 변화가 뚜렷했다. 석유제품 수출액은 51억1000만달러로 39.9% 증가한 반면 수출 물량은 36% 감소했다. 정부의 수출 통제로 수출 물량이 줄었지만 유가가 급등해 수출 단가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수입에도 전쟁의 영향이 나타났다. 원유는 수입 물량이 줄었지만 단가가 오른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3.1%(70억달러) 증가했다. 에너지 수입이 급증하면서 전체 수입액도 621억달러(16.7% 증가)로 두 달 연속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3 hours ago
4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