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선규(49)는 열일곱 살 터울의 후배 공명(32)을 이렇게 소개했다.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남편들’에서 두 사람은 한 여자의 전남편과 현 남편으로 얽혔다. 진선규가 맡은 전남편 황충식은 범인 잡는 데는 빈틈없지만 그 밖의 일엔 허술한 마약반 베테랑 형사이고, 공명이 맡은 현남편 이민석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긴다면서도 어딘가 허당끼가 있는 수의사다. 아내가 납치되자 성격도 직업도 정반대인 전·현 남편이 얼떨결에 한편이 되는 코미디 액션 영화다.
배우 공명
22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진선규와 공명은 ‘극한직업’(2019) 이후 7년 만에 코미디로 다시 뭉쳤다. ‘극한직업’은 1626만여 명을 모은 역대 한국 영화 흥행 3위 작품. 진선규는 그 성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다. “기준점이라는 게 우리나라 최고의 코미디라고들 하니까, ‘(이번 영화는) 별로인데’라는 반응도 다 감안하고 있었다”면서도 “극한직업보다 더 잘하겠다는 생각보단 ‘이번 작품 스타일에 맞게 연기하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반면 공명은 ‘극한직업’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선규 형이랑 재밌게 할 수 있겠다는 기대로 가득 차 있었다”고 했다.
영화의 가장 큰 동력은 두 배우의 끈끈한 호흡에서 시작되었다. 진선규는 현남편 역에 공명이 거론된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거, 너랑 하면 너무 하고 싶은데’ 했더니 명이도 좋다고 해서, ‘우리끼리 하고 싶습니다’ 한 것”이라고 했다. 공명도 출연 결심의 8할이 진선규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두 사람의 케미는 현장 애드리브로 여러 장면을 빚어냈다. 냉동창고에서 비닐을 뒤집어쓴 채 서로의 발가락으로 봉지를 뜯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진선규는 “보통 선후배 사이라면 리허설 때라도 발가락을 입에 넣을 수 없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가능했다”고 했다. 또한 민석이 충식을 두고 “원숭이처럼 생겼다”고 놀리는 대사도 모두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나왔다.
‘남편들’은 19일 공개 뒤 첫 주에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영화 부문 2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대중과 평단의 평은 호불호가 갈린다. 이 영화는 주연 배우 둘의 만남 때문만이 아니라, 뚜렷한 설정 위에 코미디와 액션을 결합했단 점에서 같은 공식을 택한 ‘극한직업’과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극한직업’이 주어진 설정(형사들이 잠복수사를 위해 만든 치킨집이 대박이 난다)에서도 설득력을 갖추고 서사를 전개하면서 자연스레 코미디를 삽입했던 반면, ‘남편들’은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에 치중한 나머지 이야기가 작위적이고 우연적으로 흘러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코미디도 타율이 높진 않다. 그렇다고 진선규의 수갑 격투나 공명의 자동차 액션이 신선한 것도 아니다. ‘극한직업’에선 후반부 액션이 통쾌함은 물론이고 반전 웃음까지 챙겼던 걸 생각하면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안정적인 코미디의 문법을 따르려고 했다는 점에선 무난한 코미디물로 즐길 수 있을만한 작품이기도 하다.
인터뷰 중 배우가 작품에 들인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후속편에 대한 기대를 내비친 대목에서도 그랬다. ‘남편들’ 결말부엔 소녀시대 윤아가 깜짝 등장하는 걸 두고 후속편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물음에 진선규는 여지를 남겼다.
“이야기가 잘돼서 ‘남편들 2’든, 아니 ‘아내들’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중 남편들의) 아내들이 다 나왔으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너무 좋죠.”(진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