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체부터 위성통신까지 한화, 우주 밸류체인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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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8일 제주 하원동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급 초저궤도(VLEO) 초고해상도(UHR)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의 실물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가운데)과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왼쪽)이 8일 제주 하원동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해상도 15㎝급 초저궤도(VLEO) 초고해상도(UHR)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의 실물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한화그룹 제공

“우주로 가는 것은 한화의 사명입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현장 경영 행선지인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아 이같이 선언했다. 김 회장의 선언처럼 한화그룹은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페이스X 공급망 진입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확대는 단순 사업 다각화를 넘어 한화그룹이 ‘종합 우주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비전 자회사인 한화세미텍이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스페이스X에 납품하는 반도체 후공정 장비는 수십 대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반도체 후공정 전문기업을 통해 이 장비가 스페이스X로 들어가는 구조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한화가 독자 기술로 스페이스X라는 높은 장벽을 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는 스페이스X가 구축하는 스타링크 공급망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 우주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한화그룹 내 다른 계열사도 다양한 우주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액체로켓 엔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핵심 민간 파트너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위성개발 및 위성통신 사업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한화가 직접 위성을 만들고 쏘아 올려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화가 우주산업에 관심을 보인 것은 30여 년 전부터다. 1989년 정부가 항공우주연구소를 설립하자 한화는 2년 뒤 민간 기업 중 처음으로 항공우주 전용 공장과 연구소를 세웠다. 김 회장은 개발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미래를 위한 도전에는 긴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며 연구개발(R&D) 비용을 꾸준히 지원했다.

김동관 부회장도 우주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21년 그룹 산하에 ‘스페이스허브’란 이름의 컨트롤타워를 세우며 전폭적인 지지를 약속하고 우주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한화는 KAI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데, 김 부회장이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KAI 지분율을 7%까지 높였고, 연내 8%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KAI가 민영화에 나선다면 한화그룹이 가장 먼저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우주산업을 미래 핵심 먹거리로 삼고 있다”며 “관련 밸류체인을 확대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정은/안시욱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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