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현수가 스타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
올 시즌 KBO 리그에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투수인 정현수(24·롯데 자이언츠). 힘들 법도 하지만, 씩씩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다.
정현수는 최근 스타뉴스와 만나 "말 그대로 너무 감사하다. 자주 올라가는 만큼 책임감도 있기 때문에 감사함이 제일 크다"고 밝혔다.
올 시즌 정현수는 8일 기준 25경기에 등판, 리그에서 가장 많이 올라온 투수가 됐다. 이대로라면 시즌 종료 후 92경기 페이스다. 승패 없이 4홀드를 거뒀고, 평균자책점은 3.86이다. 16⅓이닝을 소화하면서 20탈삼진과 9볼넷, 0.203의 피안타율과 1.29의 이닝당출루허용률(WHIP)을 기록 중이다.
아직은 좌타자를 상대로 더 많이 나가는 '스페셜리스트'라고 할 수 있다. 올 시즌 왼손타자를 상대로는 49타석에서 16개의 삼진을 잡으며 피안타율 0.167을 기록 중이다. 반면 우타자를 만나서는 21타석에서 0.294의 피안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정현수와 송재영 등 팀의 좌완투수들에 대해 "너무 잘해주고 있다. 6회 이럴 때 (정)철원이를 넣을 수는 없는 건데, 그럴 때 왼손투수들이 깔끔하게 정리하고 막아줘서 그다음이 가능하다"며 칭찬했다.
정현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비록 우타자 상대 성적이 좋지 않지만, 정현수는 "둘 다 자신 있는데, 유독 안타는 우타자에게 많이 맞는다. 그래도 맞아봐야 내 공에 대해 느끼기 때문에 자신감은 있다"며 "맞아가면서 공부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잦은 등판에도 정현수는 "몸은 다를 수도 있겠지만, 밖으로는 '괜찮다, 괜찮다' 하고 있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에 나오면서 주목도도 올라간 부분에 대해 그는 "체감은 하지만,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서 좋아하기도, 실망하기도 이르다"며 "항상 똑같은 마음으로 야구장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그래도 정현수가 잘 버텨주고 있는 건 구승민과 김원중 등 경험 많은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그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까 했는데, 비시즌 때 승민 선배님이나 원중이 형께 여쭤보면서 하나하나 시도하고 있다"며 "1군 풀타임을 많이 하셨던 분들이라 그 조언들이 많이 도움 됐다. 먹는 것부터, 자는 것, 체력 관리까지 잘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정현수는 "'진짜 하고 싶은 걸 억제하면서 시즌을 해야 한다'고 배웠고, 잘할 때나 못할 때나 똑같아야 한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그게 와닿았다"고 했다. 이어 "너무 밤늦게 뭘 먹는다거나, 하루에 12~13시간씩 자는 걸 안 하고 있고, 쉬는 날에 밖에 나가는 것도 억제하고 있다"며 "심심하긴 한데, 야구를 잘하려면 그런 것까지 해야 뭔가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얘기했다.
정현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시즌을 치르면서 정현수는 '잘 잊는 것'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경기도 있고 안 좋은 결과가 나올 때도 있지만, 그날 하루에 끝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잘 안됐을 때 아쉬움이 하루로 끝나고 다음 날 또 야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생각이 너무 많았던 그였지만, 이제는 "잘할 때가 더 많기에 못해도 다음에 잘하면 잊히더라"라며 "하루하루 마지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현수는 부산대연초-부산중-부산고를 졸업한 '로컬 보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의 롯데 야구를 보며 재미에 빠졌다. 그는 "이대호 선배님이나 홍성흔 선배님 다 기억난다"며 "초등학교 3학년 때는 학교 유니폼 입고 와서 관중석에서 뛰어놀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그런 사직야구장 그라운드에서 본인이 많은 응원을 받으며 등판하는 건 남다른 기분이다. 정현수는 "너무 좋다. 마음이 다르다"고 말하면서 "책임감도 있고 뭔가 해내야겠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처음에는 너무 긴장해서 쫓겼다"고 떠올린 그는 "모든 분들이 이 좋은 결과를 보기 위해 오신 거니까 타자와 승부를 이겨내려고 한다"고 얘기했다.
"아직 멀었다. 형들에 비하면 100분의 1도 안 된다"며 자신의 활약에 손사래를 친 정현수. 그래도 그는 "항상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매 순간 그런 생각으로 던지겠다"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정현수.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