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떡 이어 '불티'…"아그작" 쾌감 부르는 디저트의 정체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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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뿌볼(왼쪽), 뚜레쥬르에서 새롭게 출시한 '아그작' 시리즈(오른쪽)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왁뿌볼(왼쪽), 뚜레쥬르에서 새롭게 출시한 '아그작' 시리즈(오른쪽) /사진=인스타그램 갈무리

디저트 시장 흥행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예쁘고 맛있는 것을 넘어, 직접 깨뜨리고 소리까지 즐기는 '체험형 디저트'가 MZ세대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베이커리 브랜드 뚜레쥬르는 최근 초콜릿 코팅을 깨뜨려 먹는 '아그작' 시리즈를 앞세워 소비자 호응을 얻고 있다. 서울 중구 뚜레쥬르 본점은 아침 일찍부터 구매를 기다리는 고객들의 오픈런 행렬이 이어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말 대기 후기와 인증 영상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 제품은 과일 모양을 정교하게 구현했는데 진짜 인기 비결은 겉면 초콜릿 코팅을 손으로 부술 때 느껴지는 촉감, 이때 나는 ‘아그작’ 소리, 안쪽에 숨겨진 케이크 단면이 한꺼번에 소비 포인트로 작동한다. 보기 좋은 디저트에서 한발 더 나아가 먹기 전부터 즐길 수 있는 '행위' 자체가 상품 경쟁력이 된 셈이다.

17일 오전 10시 30분, 뚜레쥬르 본점 '아그작' 시리즈 오픈런 현장. /사진=박상경 기자

17일 오전 10시 30분, 뚜레쥬르 본점 '아그작' 시리즈 오픈런 현장. /사진=박상경 기자

아그작 시리즈는 현재 본점에서만 소량 판매 중이다. 뚜레쥬르 관계자는 "소리와 질감을 살린 ASMR(청각 등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이나 쾌감) 콘텐츠, 겉모습과 속 내용물이 다른 반전 요소가 젊은 소비층의 자발적 바이럴(입소문)로 이어지고 있다"며 "소비자 반응을 감안해 향후 전국 매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제 마시멜로 브랜드 퐁신당의 '미스테리초코마시멜로'도 틱톡과 인스타그램 릴스 등 숏폼 플랫폼에서 '먹는 와뿌볼 ASMR' 콘셉트로 주목받고 있다. 겉면이 초콜릿으로 단단하게 코팅되어 있고 내부는 알록달록한 색감의 마시멜로로 구성된 제품이다.

와그작 하는 소리와 함께 초콜릿을 깨며 다양한 색상의 마시멜로를 깨무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150만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디저트가 단순 먹거리를 넘어 '촬영하고 공유하는 경험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과거에도 과일 형태의 정교한 무스 케이크처럼 시각적 완성도를 앞세운 디저트가 인기를 끈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유행은 부수는 재미를 더한 게 포인트다. 한입 먹기 전의 촉감과 소리, 반전 있는 단면까지 모두 소비 경험에 포함되면서 디저트의 경쟁 포인트가 오감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사진=퐁신당

사진=퐁신당

디저트 시장이 맛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운 단계에 접어든 것과도 맞닿아 있다. 제품 자체의 완성도 못지않게 영상화하기 쉬운 요소와 소비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사용 경험이 SNS에서의 흥행을 좌우하면서 매출까지 결정하는 구조가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 유행이 아니라 '경험 소비'의 확장으로 보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디저트 소비는 단순히 맛있는 것을 사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깨뜨리고 듣고 촬영하는 과정까지 함께 소비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펀슈머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일수록 상품의 맛 못지않게 경험의 재미와 공유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디저트 시장에서는 맛과 품질이 기본 전제가 되고, 그 위에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 요소를 얼마나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한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박상경 한경닷컴 기자 highse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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