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운영 실질적 장악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매일 스페인어로 메신저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워싱턴DC에 머물면서도 베네수엘라의 사실상 '총독'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특수부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한 지 6개월 만에 베네수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례 없는 통제를 받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의 재정, 천연자원 분배, 정부 운영 전반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다. 그는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과 '와츠앱'을 통해 국정 운영과 일상적인 대화를 긴밀하게 나누고 있다.
NYT에 따르면 간접 통치는 재정·인사·외교를 모두 장악하는 방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베네수엘라의 수출 수익 대부분을 거둬들인 뒤 베네수엘라 은행 시스템을 통해 사용처와 주체를 엄격하게 결정해 자금을 배분하고 있다. 심지어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 등 핵심 정부 인사를 임명할 때 루비오 장관의 사전 승인을 받는다.
외교와 언론도 삼엄하게 통제한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 당시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이 이란을 옹호하는 글을 올렸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경고를 받고 몇 시간 만에 삭제했다. 또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언론 인터뷰나 주요 소셜미디어 게시물 역시 미국의 사전 승인을 거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제적 제재 권한을 바탕으로 베네수엘라 내 사법 및 군사 작전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지난 2월 마두로의 최측근이자 억만장자인 알렉스 사브가 미국의 요청으로 구금되었으며, 베네수엘라 여권이 박탈된 채 미국으로 인도됐다. 지난 6월에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정보를 바탕으로 미군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 악명 높은 갱단 '트렌 데 아라과'의 우두머리 니뇨 게레로를 사살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두 차례의 대지진은 미국의 계획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베네수엘라 사태 해결을 위한 청사진을 3단계로 제시한 바 있다. 그 계획은 경제 회복과 국가 안정화를 통한 민주주의로의 전환이었다.
지진 발생 전 미국은 2단계에 집중하며 주요 에너지 계약을 추진 중이었으나, 재난으로 인해 석유 계약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 미국은 900명의 군 인력, 약 4억달러 규모의 원조, 다량의 현금을 긴급 지원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루비오 장관은 "이번 지진은 민주주의로의 복귀라는 우리의 목표에 있어 일종의 차질"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열망하는 '자유 선거'의 개최 시기도 불투명하며 미국은 망명 중인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귀국할 경우 사회적 불안이 고조될 것을 우려해 그와 거리를 두고 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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