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장 월급 150만원 받아도…‘빚쟁이’ 돼 전역하는 장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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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군 장병의 사진. 뉴시스

기사와 무관한 군 장병의 사진. 뉴시스
병사 월급이 오르고 병영 내 스마트폰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현역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말 기준 군 장병의 대부업 신용대출 잔액은 444억 원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현역병 대출이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방문해 ‘군장병 불법도박 피해예방 및 건전한 자산관리’를 주제로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이는 최근 채무조정을 받는 군 장병이 증가하며 대부업 대출을 받는 사례까지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국방부의 최근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금융위원회 등록 상위 30개 대부업체의 군 장병 신용대출 잔액은 444억 원으로 집계됐다. 복무 형태별로는 현역병 대출이 242억 원(54.5%)으로 가장 많았고, 직업군인 158억 원(35.7%), 기타 44억 원(9.8%) 순이었다.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장병도 늘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군 장병의 채무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 원에서 지난해 102억 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채무조정은 상환이 어려운 채무자에게 이자 감면이나 상환기간 연장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금융감독원은 이날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찾아 ‘군 장병 불법도박 피해 예방 및 건전한 자산관리’를 주제로 금융교육을 실시했다.

● ‘월 150만 원’ 받는 병장들…대부업체 ‘새 고객’ 부상병사 월급이 크게 오른 점이 현역병 대출 증가의 배경으로 꼽힌다. 병장 기준 월급은 2022년 67만6000원에서 2023년 100만 원, 2024년 125만 원, 2025년 150만 원으로 꾸준히 인상됐다. 간부와의 보수 격차를 고려해 올해는 150만 원으로 동결됐다.

병영 내 스마트폰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온라인 대출 접근성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대부업체는 군 급여통장 사본만으로 소득을 인정해 대출 절차를 간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 ‘충성론’·‘병장론’ 앞세워 대출 모집…유혹되는 병사들

2025년 말 기준 군 장병 신용대출을 취급하는 대부업체는 25곳이며, 이 가운데 현역병 대출을 전담하는 업체는 4곳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 업체는 모두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대부중개업체를 통해 대출자를 모집했다.

대부중개업체들은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충성론’, ‘병장론’, ‘현역병사대출’ 등의 문구를 내걸고 현역병 대상 대출을 홍보했다. 대출 한도는 최대 1000만~1500만 원, 금리는 연 17.9~20% 수준이었다.

금융감독원은 대부업계에 현역병을 대상으로 한 무리한 영업을 자제하고 과잉대부 금지 등 대부업법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대부금융협회를 통해 지자체 등록 대부중개업체의 허위·과장광고 금지도 요청할 방침이다.

군 장병에게는 △등록업체 여부 확인, △법정 최고금리(연 20%) 초과 여부 확인, △대부계약서 보관, △피해 발생 시 신고 방법 등을 안내할 방침이다. 입대 직후부터 전역 직전까지 복무 주기별로 단계를 나눠 금융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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