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PF '대마불사' 시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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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조 단위 초대형 개발사업장이 공매로 내몰리고,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몰려 시행사가 수천억원을 긴급 투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대출 만기 연장으로 '시간 벌기'에 나섰던 반면 이제는 정리하는 방향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고금리와 불확실성 지속으로 과거 '대마불사'로 불리던 부동산PF 시장의 관행이 무너지고, 정리할 건 하고 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이오타 서울' 조감도 (자료=이지스자산운용)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 일대 추진되던 '이오타 서울2'(메트로타워·서울로타워 개발) 프로젝트는 최근 공매시장에 약 1조2000억원 매물로 나왔다.

메리츠금융그룹과 NH투자증권이 브릿지론의 신규 선순위 대주로 참여하며 급한 불은 껐지만, KB국민은행 등 기존 대주단이 공매 추진에 합의해 절차대로 공매가 진행됐다.

새 선순위 대주 유치로 유동성 위기를 넘긴 사업장조차 공매 절차를 피하지 못하는 상황은 PF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거 같으면 만기 연장으로 시간을 벌었을 대형 사업장도 이제는 예외가 아니다.

비슷한 흐름은 다른 사업장에서도 감지된다. 엠디엠자산운용이 전국 10개 홈플러스 점포에 투자한 펀드는 대출 만기 연장이 무산되며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몰렸다. 결국 모회사인 엠디엠그룹이 5100억원을 직접 투입해 대출을 전액 상환하는 결단을 내렸다.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이처럼 주요 사업장에서 연이어 나타나는 변화는 PF 시장의 기존 질서가 무너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동안 금융권은 대형 개발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손실 확대를 우려해 만기 연장을 반복하며 디폴트를 회피해왔다. 이른바 '대마불사' 관행이다.

그러나 최근 대주단의 판단 기준은 확연히 달라졌다. 큰 사업장이라도 만기 연장으로 리스크를 미루기보다,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조기에 정리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EOD가 더 이상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라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스크를 '이연'하던 시대에서 '현실화'하는 시대로의 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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