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은행권 신용대출 잔액이 다시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강세에 따른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재차 고개를 든 데다, 고금리·고물가 장기화 속에서 생활자금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까지 겹치며 신용대출이 좀처럼 줄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흐름을 단순한 대출 증가가 아니라, 줄었어야 할 대출이 줄지 않고 버티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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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0월 말 104조7330억원에서 11월 말 105조5646억원으로 증가한 뒤, 12월 말 104조968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보름이 지난 16일 기준 105조1395억원으로 다시 늘며 105조원대를 회복했다. 연말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한 차례 숨 고르기에 들어갔던 신용대출이 연초 들어 다시 반등한 셈이다.
증가 폭만 놓고 보면 수천억 원 수준에 그치지만, 금융권에서는 이보다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연말 관리 이후 연초에는 신용대출 잔액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감소 흐름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엔 5대 은행 신용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1조5950억원 줄었고, 2024년 1월에도 전달 대비 1조원 줄었다.
신용대출이 다시 늘어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증시 강세가 꼽힌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500선을 돌파하면서 투자 심리가 빠르게 살아났고, 은행 예금에서 이탈한 자금이 주식시장과 증권사 계좌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일부 차주들은 신용대출이나 마이너스통장을 활용해 투자 자금을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이 증시로 향하는 자금 이동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번 신용대출 증가세를 빚투로만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고금리와 물가 부담이 장기화하면서 생활비, 기존 대출 상환 보전, 사업자 운전자금 등 비투자 목적의 신용대출 수요 역시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현재 신용대출 시장은 투자 수요와 생활자금 수요가 함께 유입되는 이른바 ‘이중 압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초 상여금이나 급여가 유입됐음에도 이를 예금으로 묶어두기보다는, 부족한 유동성을 메우는 용도로 신용대출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체감 경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생활자금 목적의 대출 수요가 쉽게 꺼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신과 여신 양쪽에서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구조다.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등 예치금이 빠져나가 조달 안정성이 흔들리는 가운데, 신용대출 잔액이 줄지 않으면서 자금 운용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조달은 불안해지고, 리스크는 커지는 이중 부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향후 변수는 신용대출 관리 강도다. 은행권이 신용대출 문턱을 다시 높일 경우, 수요가 카드론 등 고금리 대출로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실제로 최근 카드론 잔액은 코스피 상승 시점과 맞물려 증가세로 전환된 상태다. 금융당국 역시 신용대출 잔액의 증감 자체보다는 자금 용도와 회전 속도를 중심으로 시장을 들여다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투자 목적 신용대출과 생활자금 대출이 뒤섞인 현재 구조가 향후 가계부채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이 막히면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로 수요가 이동하는 경향이 반복되는데, 자산시장 강세와 맞물릴 경우 가계부채의 질이 더 나빠질 수 있다”며 “지금 신용대출의 핵심은 얼마나 늘었느냐보다, 왜 줄지 않느냐에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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