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내부에서 파업 결의 절차와 지도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노조가 조합원을 협박하고 적법한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파업을 추진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초기업노조 소속 일부 조합원은 최근 사측과의 교섭 및 파업 추진 과정에서 노조 측의 위법 행위가 있었다며 노동부에 시정명령과 행정지도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인들은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이 노동조합법을 위반하고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3월 유튜브 방송에서 "만약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환 배치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진정인들은 이를 두고 파업에 협조하지 않는 조합원을 향한 사실상 불이익 예고라고 문제 삼았다.
교섭 요구안 마련 과정에 대한 문제 제기도 나왔다. 진정인들은 노조가 부문별 성과급 분배 비율 안건 변경을 요구한 조합원들에게 설문조사로 확정된 사안이라 바꿀 수 없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설문에는 해당 문항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노조가 반도체 부문인 DS의 분배 비율은 자의적으로 정해 사측과 협의하면서, 완제품 부문인 DX 관련 안건 상정은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총회 공고와 규약 개정 절차도 진정 대상에 포함됐다. 진정인들은 파업과 노조 규약 개정을 결의한 총회가 노조법과 규약상 7일 전 공고 의무를 지키지 않고 3일 전에야 공고됐다고 지적했다. 회계감사가 없을 때 위원장이 감사를 대행할 수 있도록 한 신설 규약 역시 회계감사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훼손한다고 주장했다.
조합비 인상 방식도 쟁점이 됐다. 진정인들은 노조가 조합비 결정을 운영위원회에 위임하는 규약을 새로 만들고 쟁의 기간 조합비를 5배로 올린 것은 조합비 결정을 총회 전속 결의사항으로 둔 노조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이들은 "현재 조합의 행태는 노조의 본질적 가치인 연대와 민주주의를 스스로 훼손하고 다수결이라는 허울 아래 소수 부문을 철저히 탄압하는 독재에 다름 아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미 노조의 교섭 요구안 효력을 정지하고 단체교섭 등 후속 절차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도 신청했다. 오는 20일 수원지방법원 심문기일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어 조합원 의견이 충분히 반영된 교섭 요구안을 다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할 예정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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