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에이썸픽쳐스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양조위의 젊은 시절을 담은 대만 거장 허우샤오시엔의 대표작 ‘비정성시’(1989)가 국내 재개봉을 앞두고 돌연 상영 취소됐다. 단순한 일정 연기가 아닌, 상영본 품질과 저작권 정통성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며 영화계 안팎에서는 “국제적 망신”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수입사 에이썸픽쳐스는 ‘비정성시’의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을 5월 6일 개봉한다고 알리며 씨네필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봉을 이틀 앞두고 돌연 “저작권 이슈”를 이유로 개봉 자체를 전격 취소했다.
논란은 원천 판권 보유사인 대만 시대국제영화사업유한공사 측이 한국 상영 소식을 접한 뒤 강하게 반발하면서 본격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작자 치우푸성은 “한국 배급사에 판권을 판매한 적이 없으며, 해당 상영본의 정통성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영 금지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에이썸픽쳐스 측은 프랑스 배급사 FSF를 통해 적법하게 권리를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FSF는 과거에도 판권 관계가 불분명한 아시아 고전 영화를 해외에 유통했다는 의혹으로 논란에 휘말린 전력이 있어, 논란이 커지면서 상영은 전면 취소됐다.
문제의 조짐은 재개봉 전 시사회에서도 감지됐다. ‘4K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소개된 상영본 곳곳에서 AI 업스케일링 특유의 왜곡 현상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인물의 손가락 개수가 장면마다 달라지거나, 필름 노이즈를 문자로 오인해 정체불명의 글자가 화면에 떠다니는 현상이 포착됐다. 특히 양조위의 얼굴이 뭉개지거나 뒤틀린 장면까지 등장했다. 시사회 이후 SNS에는 “AI로 덧칠한 가짜”라는 비판이 잇따랐다.
대만 현지도 이번 사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현지 유력 주간지 미러미디어는 “대만 영화의 자부심인 ‘비정성시’가 한국에서 조잡한 AI 복원을 거쳐 원형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로 상영될 뻔했다”며 이번 사태를 ‘기술적 참사’로 규정했다. TVBS 역시 “거장의 숨결이 담긴 필름을 훼손한 행위는 국제적 결례”라고 비판했다. 대만 영화평론가 웅황덕은 SNS에 “작품에 대한 존중 없이 기술적 꼼수로 관객을 기만하려 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상영 취소를 넘어, 고전 영화 복원 과정에서 무분별하게 활용되는 AI 기술의 윤리성과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동시에 해외 판권 거래 과정의 허술한 검증 시스템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무엇보다 영화의 역사성과 작품성을 보존해야 할 복원 작업이 ‘4K 리마스터링’이라는 상업적 홍보에 치우칠 경우 어떤 부작용이 발생하는지를 보여준 사건이라는 점에서 영화계 전반에 적지 않은 경고를 남기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1 hour ago
3

!["지드래곤·제니 공연 주최사와 손잡았다"..넷플릭스, '케데헌' 월드투어 개최 발표 [공식]](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407334183937_1.jpg)




![31기 순자, 결국 구급차 실려갔다..3인방 뒷담화→경수 '슈데권' 스트레스 누적[나는 솔로][종합]](https://image.starnewskorea.com/21/2026/05/2026051407332120682_1.jpg)


!["아아 팔아 갖고는"…치킨·볶음밥까지 내놓은 커피전문점 '속사정' [트렌드+]](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3949627.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