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70 시니어 피클볼 열풍
전국 동호회 100개 넘어서
규칙 쉽고 진입장벽 낮아
초등학교 손녀와 함께 즐겨
제2 파크골프 열풍 평가도
“나이스 샷! 구석으로 정확히 찔렀어요!”
매주 평일 오후 경기 성남의 한 야외 체육시설은 땀으로 흠뻑 젖은 액티브 시니어의 웃음소리가 가득 찬다. 만 65세 이상 시니어 32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성남 골드피클볼클럽 회원이다. 피클볼은 테니스, 탁구, 배드민턴이 섞인 하이브리드 스포츠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가 50년 동안 즐긴 스포츠이기도 하다.
골드피클볼클럽 회장을 역임한 최대휴 씨(71)는 “초등학교 저학년 손녀들과 함께 3대 가족이 즐기고 있다”며 “가정의 화합, 건강을 챙겨주는 가족 스포츠로 시니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밝혔다.
피클볼에 5070 액티브 시니어가 푹 빠졌다. 과도한 힘을 쓰지 않아도 되고 진입 장벽이 낮아 시니어의 대표 건강 관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8일 대한피클볼협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 피클볼 동호회 수는 100개를 웃돈다. 회원 수는 3000여 명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피클볼은 경기 규칙이 테니스, 탁구처럼 익숙하고 간단해 5070 액티브 시니어가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 지름 약 7㎝의 플라스틱 공으로 랠리를 통해 11점을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한다. 경기장 크기가 테니스 코트의 3분의 1 크기라 무릎 같은 관절 부담이 작고 체력적으로 크게 무리도 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니어가 입문해도 3~6개월간 배우면 어느 정도 랠리가 가능하다는 평가다. 어린 자녀도 손쉽게 배울 수 있어 3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가족 스포츠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대한피클볼협회 부회장을 맡은 박채희 한국체대 노인체육복지학과 교수는 “유산소 운동 효과도 크지만 신경 발달에 매우 좋은 운동”이라며 “아울러 친교를 맺고 모임 활동으로 이어지며 사회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피클볼의 역사는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의 바닷가에 있는 마을에서 습한 날씨에 야외활동을 꺼리는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간단한 놀이 문화를 만든 것이다.
피클볼은 미국을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후 세계적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미국에서 피클볼을 즐기는 동호인 수만 500만명을 넘어선다. 한국에선 2018년 처음으로 대한피클볼협회가 창립됐다. 이후 지역 동호회 활동을 중심으로 빠르게 시니어 회원이 늘고 있다. 향후 피클볼이 파크골프처럼 또 다른 시니어의 스포츠 붐을 일으킬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