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자루로 쓸고 닦은 色… 도시 벽에서 찾은 산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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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곡미술관, 노정란-배종헌 개인전 노, 큰 캔버스에 거침없는 선 인상적 배, 잠못드는 밤 이불속 단면 그려내 노정란 작가의 ‘Colors Play #211’(2001년). 성곡미술관 제공 캔버스 위에 물감을 놓고 빗자루로 쓸거나(색놀이), 발로 밟아 천천히 색을 쌓아 올린다(색농사). 또 다른 작가는 모두가 무심코 지나가는 도심의 콘크리트 벽과 시멘트 바닥의 얼룩에서 산과 계곡의 형태를 발견해 산수화를 그린다. 각기 다른 출발점에서 시작해 ‘풍경’을 그리는 두 화가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성곡미술관에서 16일 개막했다. 노정란 작가(78)의 회고전 ‘색과 함께 춤을’은 작가의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1974년 서울 독일문화원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던 노 작가는 당시 “내 안에서 거스를 수 없이 솟아나는 생명력”을 표현했다. 이듬해 미국으로 유학 간 그는 조지아주립대,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미술학을 공부했다. 이번 전시에선 색채를 중심으로 화면의 분할을 연구하거나, 빗자루로 물감을 쓸고 닦고, 푹신한 신발 바닥에 물감을 묻혀 밟으면서 물감을 쌓아 올린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이런 작품을 통해 자연에 대한 감각과 내면의 기억을 표현하며 ‘마음의 풍경’을 그린다. 큰 캔버스에 거침없이 그려낸 선은 무척 대담하다. 이와 함께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색채들은 삶을 무겁게 대하는 작가의 심경을 보여준다. 노 작가는 1988년 미 로스앤젤레스에서 한미미술재단(KAFA) 미술상을 창설해 한국계 작가들이 미국에서 활동할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국내에선 동강과 삼청각, 북촌한옥마을 등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보존 활동에도 참여했다. 작가는 20대 때 서울에서 열린 최욱경(1940∼1985)의 첫 개인전을 보고 작품에 반해 그와 가까이 지냈다고 한다. 15일 전시장에서 만난 노 작가는 “어린 시절 학교 운동장에 있던 유관순 동상을 보고도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그림을 그릴 때면 유관순과 최욱경의 혼이 함께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배종헌 작가의 ‘불면제색―고요한 요란_미장이의 흙손질’(2006년). 성곡미술관 제공 배종헌 작가(57)의 ‘불면제색: 잠 못 이룬 날들의 선물’전은 도시의 얼룩과 균열에서 발견한 산수화를 선보인다. 작가는 길에서 보이는 바닥 시멘트의 균열이나 터널 벽에 오랜 시간 쌓인 얼룩과 흔적을 토대로 산수화를 그린다. 이번 전시에선 잠들지 못하는 밤 이불 속 단면을 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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