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 프로젝트 국민 보고회’를 주재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도 참석하는 민관 합동회의다. 여기서 반도체 신규 투자, 거대 데이터센터, 피지컬AI·로봇 프로젝트가 발표된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투자 규모 숫자들이 워낙 커서 ‘이게 진짜냐’ 하는 논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신규 반도체 공장의 위치다. 청와대와 정부는 행여 반도체 투자가 소모적인 정쟁, 나아가 지역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세심히 다뤄야 한다.
반도체 공장의 남하(南下)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 대통령은 이달 초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모든 국민과 국토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고루 누리는 초격차 산업 강국으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일극체제를 다극체제로 전환하려는 이 대통령의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여야 합의로 처리돼 8월 시행을 앞둔 반도체특별법도 ‘반도체 클러스터를 지정할 때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명시했다(11조). 현실적으로도 반도체 기업들은 수도권 한계론에 직면해 있다. 전력은 송·배전망이 말썽이고, 용수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새 반도체 공장이 들어설 자리로는 호남이 거론된다. 마침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7월 1일 출범하고, 더불어민주당은 8월 중순 전당대회를 열어 새 대표를 뽑는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반도체 투자가 정략의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팔을 비튼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벌써 정치권에선 호남의 용수 공급 능력을 두고 ‘난타전’이 벌어질 기미가 보인다. 우리 경제의 기둥인 반도체 산업이 정쟁에 휩싸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도체 투자의 성패는 먼저 기업할 여건을 조성하는 데 달렸다. 전력, 용수, 도로 등 기반시설을 어떻게 구축할지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 소재·부품·장비 기업들에 대한 유인책도 마련해야 한다. 해당 지역에 근무할 인재 육성의 중요성은 강조할 필요조차 없다. 동시에 청와대와 정부는 야당과 여론, 그리고 다른 지역을 상대로 ‘반도체 호남행’을 설득하는 노력을 적극 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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