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산불의 피해 면적과 사망자 수는 이전 5년과 비교해 각각 15배, 6배 늘었다. 지난해 산불로 사라진 나무가 5년 치의 국내 목재 자원 공급량과 맞먹는다. 이처럼 피해가 커진 이유는 기후 변화로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데다 국내 숲의 밀도가 독일 핀란드 등 유럽 국가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빽빽해 불이 잘 번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국내 숲의 38.8%는 소나무 낙엽송 등 침엽수 단일림이다. 활엽수 혼합림까지 고려하면 침엽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소나무는 발화 온도가 활엽수인 상수리나무보다 낮고 불이 붙으면 2.4배 더 오래 탄다. 반면 활엽수는 잎과 줄기에 수분이 많아 불이 번지는 속도가 느리다. 활엽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내화 수림은 산불 확산 속도가 약 40% 느리고 피해 면적도 20.1% 작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 숲의 81%가 30년이 넘은 고령목이라는 점도 문제다. 나무는 수령이 늘어날수록 성장이 느려지고, 고사목이 늘어나 산불에 취약해진다. 숲이 늙으면 탄소 감소 효과도 떨어진다. 방치된 고령 나무를 솎아내고 후계림을 조성하는 ‘나무 세대교체’를 적절히 해야 숲의 고령화를 막고 건강한 숲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다.한국은 전쟁 후 산림 복구에 성공한 모범국이다. 국토의 63%가 산림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평균(36.5%)보다 훨씬 높다. 하지만 목재 자급률은 19.6% 정도로 낮고 목재 수입량은 세계 4위다. 더 늦기 전에 수종 다양화로 부가가치가 높고 재난에 강한 숲으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산림 복구에 초점을 맞춘 양적 성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경쟁력이 있는 숲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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