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대미문의 투표용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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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취재진과 주민들이 모여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3일 오후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시간이 오후 10시까지 연장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취재진과 주민들이 모여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일부 투표소에서 최대 4시간가량 투표가 지연되는 전대미문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61%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68.4%)에 이어 두 번째로 높기는 했지만, 투표용지가 없어서 제때 투표를 못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투표용지 부족은 서울 송파구 소재 투표소 12곳과 강남구, 광진구 각 1곳 등 총 14곳에서 발생한 것으로 선관위는 파악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인천 연수구와 경기 화성시 등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마감 시간인 오후 6시까지 추가로 용지가 공급되지 않아 대기 중이던 시민들에게 번호표를 나눠 준 뒤 계속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늦게는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어지면서 기다리다가 중도에 투표를 포기하고 돌아간 유권자도 나왔다.

선관위는 지역별로 과거 선거의 투표율과 예상 투표율 등을 고려해서 투표용지를 준비한다고 한다. 이번에 예상 밖으로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면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설령 투표율이 훨씬 높았다고 해도 원활하게 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 게 기본이다. 또 만에 하나 미리 준비한 용지가 부족하더라도 투표 시간에 맞춰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당연히 갖추고 있어야 했다.

야당은 “유권자의 투표권,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됐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선관위의 부실한 관리가 부정선거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원인 규명은 물론 그에 대한 철저한 책임 추궁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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