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특검 수사관이 변호사 스펙 쌓는 자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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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종합특검 소속 이모 특별수사관이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진술조서 인증 사진. SNS 캡처

2차 종합특검 소속 이모 특별수사관이 자신의 SNS에 올렸다가 삭제한 진술조서 인증 사진. SNS 캡처
2차 종합특검에 수사관으로 합류한 이모 변호사가 2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임명장 사진과 함께 올린 게시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피의자 편에만 서다가 난생처음 수사기관에 들어왔다. 수사 경력을 쌓으면 형사 사건에 대한 전문성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썼다. SNS 프로필에는 벌써부터 ‘특검 특별수사관 경력’을 넣어 놨다. 그와 함께 자신의 이름이 적힌 특검 진술조서 인증 사진까지 올렸다. 그는 “다른 SNS에 비공개로 게시했던 글이 자동 연동되며 실수로 공개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이런 게시물을 만든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특검 수사관은 특검, 특검보와 달리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게 관행이다. 특검은 권력형 비리 사건을 주로 다루는데 수사관이 누군지 알려지면 로비 타깃이 될 수 있다. 수사의 밀행성을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에 명성이 자연스레 따라올 수는 있다. 하지만 2차 특검은 출범 후 두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구속이나 기소가 아직 ‘0건’이다.

요즘 서초동에선 특검 출신임을 내세우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공직 재직 사실을 강조하며 수임을 유도하는 광고는 변협 규정상 금지돼 있지만 “특검 출신 도박사건 전문 변호사” “특검 수사에 참여한 경험” 같은 광고 문구를 흔히 볼 수 있다. 3대 특검에 이은 상설 특검, 2차 특검으로 ‘특검 경력’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검사들이 누리던 전관예우가 ‘특검 프리미엄’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권창영 특검은 2월 출범식에서 특검을 “헌법의 검(劍)”이라고 표현했다. 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에서 밝히지 못한 의혹을 규명해 형사사법 제도의 신뢰를 확보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차 특검은 구설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 특검보는 친여 성향 유튜브에서 “곧 원하시는 장면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해 중립성 위반 논란을 빚었고,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담당 특검보가 핵심 관련자들을 변호했던 전력이 드러나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여기에 특검을 사실상 변호사 스펙 쌓는 자리로 여기는 수사관의 행태까지 드러났다. 이렇게 논란이 쌓이면 특검의 칼은 무뎌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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