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혼란만 키운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보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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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10 20:17 수정2026.04.10 20:17 지면A23

어제로 개정 노동조합법 2·3조(노란봉투법)가 시행 한 달을 맞았다. 입법 단계부터 제기됐던 ‘노사관계 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대혼란’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 노동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따지는 교섭단위 관련 시정 요구를 무더기로 제기하면서 전국 지방노동위원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러 하청 노조가 하나의 원청 기업을 상대로 ‘쪼개기 교섭’을 요구하는 ‘악몽’도 현실이 됐다.

법 시행 이후 전국의 사업장은 노사 불안으로 혼돈의 아수라장이다. 수많은 하청 노조의 ‘벌떼 교섭 요구’는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7일까지 987개 하청 노조 소속 14만4805명이 368개 원청 사업장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했다. 단 한 달 만에 전국 노동위에는 지난해 연간 접수 건수(279건)와 동일한 양의 노란봉투법 관련 시정 요구가 접수됐다. ‘진짜 사장 나오라’는 하청 노조들의 막무가내식 요구에 기업들은 어디까지를 교섭 상대로 봐야 하는지, 어떤 내용까지 협상 테이블에 올려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려워하고 있다.

설상가상 원청의 사용자성과 교섭단위 분리 여부를 일차적으로 판단하는 노동위가 일방적으로 노동계 손을 들어주면서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어제까지 전국 지방노동위에 접수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 신청과 교섭단위 분리 신청 중 21건에 대한 판단이 내려졌다. 사실 공고 시정 신청사건은 10건 모두 인용됐고, 사용자성 판단과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동시에 하는 11건 중에선 7건(63.6%)이 인용됐다. 그 결과 포스코는 최소 4개 노조와 각각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됐고,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여러 공공기관에선 공공기관의 사용자성이 인정되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산업 현장에서 대혼란이 현실화됐음에도 정부와 여당은 손을 놓고 있는 모습이다. 국가 경제의 기본 틀을 흔드는 사태인 만큼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모습이 아쉽다. 사회적·경제적 혼란이 더 커지기 전에 하루빨리 모호하고 불투명한 노란봉투법을 전면 보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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