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2학기부터 초등학교 1∼3학년을 대상으로 관계 회복 숙려제 시범교육지원청을 운영했고 올해부터는 초등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다년간 학교폭력 관련 업무를 수행한 현장 교사의 입장에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이러한 정책에 적극적인 지지와 환영의 마음을 보낸다.
관계 회복 숙려제란 초등학교 학생 간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이 발생했을 때 전담기구 심의 이전에 학생들 간의 대화로 갈등을 풀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육청이 파견한 관계 조정 전문가가 안전한 환경에서 대화를 통해 학생들이 진정한 사과와 화해를 나눌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들은 미숙한 상태로 학교에 온다. 이런 학생 여럿이 모여 학교라는 공동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갈등과 마주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학생들 간에 발생하는 다툼과 갈등은 공동체 내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물론 학교는 학생들에게 갈등을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한다. ‘그 상황에서 무엇을 원했어?’, ‘그 행동이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도움이 됐어?’, ‘앞으로 무엇을 더 노력하면 좋을까?’와 같은 성찰적인 질문을 통해 아이가 배움과 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다.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더 이상 실수나 잘못을 해서는 안 된다. 학교폭력으로 신고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학생이 친구가 흔드는 신발주머니에 머리를 맞은 일이 있었는데 양측 학부모가 서로를 학교폭력으로 신고했고, 3개월 후 두 학생 모두 서면 사과 조치를 받은 사례가 있다. 당사자 학생끼리는 사건 발생 다음 날 대면 사과를 했고 평소처럼 잘 지냈다. 교사의 간단한 교육적 개입을 통해 학생들끼리 해결할 수 있는 일조차 학교폭력 사안으로 다뤄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미국의 교육학자 파커 파머는 ‘훌륭한 가르침은 언제나 상호 연결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위와 같은 상황은 학교의 교육적 기능과 공동체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도입된 관계 회복 숙려제는 학교의 교육적 역할을 회복하고 관계 중심의 공동체 문화를 세우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일각에서는 사안 조사 과정에서 학교가 관계 조정을 권유하는 것이 학교폭력 은폐나 축소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의3’에 명확한 근거를 두고 운영되는 합법적인 절차다. 교육청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 아이들의 상처를 보듬고 갈등을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관계 회복 숙려제가 학교에서 안착되려면 무엇보다 학부모들의 이해와 협조가 필요하다. 갈등 해결의 주체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갈등 과정이 배움과 성장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주는 지원자로서의 학부모 역할을 기대해 본다.양미정 서울온곡초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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