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악한 상사 ‘악당 MBTI’는 뭘까…250만명 분석하니 공통점 있었다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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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상사 ‘악당 MBTI’는 뭘까…250만명 분석하니 공통점 있었다 [Book]

입력 : 2026.05.03 06:03

[Unspalsh/Andrej Lišakov]

[Unspalsh/Andrej Lišakov]

“세상에는 수많은 악한 성격 특성들이 존재하며, 이것들은 그에 못지않게 많은 악한 행동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악한 성격 특성들과 악한 행동들의 근저에는 ‘하나’의 악한 성격 특성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D-인자’다.”

마치 공상과학 영화 속 과학자의 대사 같지만, 이것은 독일의 심리학 연구팀이 10년 넘게, 전 세계 250만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끝에 내린 결론이다.

신간 ‘다크 팩터’는 도둑질, 거짓말, 괴롭힘처럼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악’에서 출발해 인간 본성 속 어두운 핵심을 파헤친다. 저자들이 정의한 D-인자란 “타인의 희생을 통해 자기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일반적 성향이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한 신념이 동반되는 것”이다. 불우한 환경, 절박한 상황, 어마어마한 보상 등 악한 행동의 외적 원인은 다양하지만, 똑같은 조건에서도 누군가는 더 쉽게 악한 선택을 한다. 책은 바로 그 차이를 만드는 내적 성격 요인에 주목한다.

D-인자는 이기주의, 악의, 탐욕, 자기중심성, 가학성, 사이코패시, 심리적 특권의식, 자기애, 도덕적 해이, 마키아벨리즘이라는 10가지 어두운 성격 특성 사이를 관통하는 하나의 공통 핵심으로 측정된다. 외향성이나 성실성처럼 ‘악’도 수치화할 수 있는 성격 지표라는 발상이다. MBTI가 부정적 요소를 배제한 채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면, 이 책은 정반대 방향에서 우리가 외면해온 성격의 어두운 면을 정면으로 들여다본다.

책의 기획은 야심만만하다. 악의 정의에서 출발해 국가별, 세대별, 성별 차이를 비교하고 지능이나 교육 수준, 사회적 성공과의 상관관계까지 분석한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D-인자 테스트를 통해 독자 스스로 내면의 악함을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특정한 대의를 위해 법과 규칙을 사소하게 치부하지는 않는지, 복수라는 명분이라면 폭력을 기꺼이 수용하지는 않는지,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는지. 책은 건전한 비판이라는 이름 아래 타인의 악만 지적하면서 정작 자신은 악과 무관한 사람인 양 굴고 있지는 않은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연구팀이 운영하는 공식 사이트(qst.darkfactor.org)에서는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로 누구나 자신의 D-인자 점수를 직접 측정해볼 수 있다.

연구 결과는 악의 근원을 짚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책에 따르면 D-인자가 높은 사람일수록 삶 전반에서 만족도가 낮았다. 타인을 희생시켜 얻는 이익은 장기적으로 자신의 행복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악을 인지할 때 비로소 더 나은 사람이 될 기회가 열린다고 책은 말한다. 악에 대한 충실한 탐구이자, 자신 안의 선함을 지켜낼 것을 권하는 책이다.

사진설명

벤야민 E. 힐비히, 모르텐 모스하겐, 잉고 제틀러 지음,박규호 옮김, 은행나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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