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묵었던 펜션에 대해 '사장이 싸가지 없다'는 취지로 리뷰를 남긴 40대 투숙객이 1심과 달리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1부(부장 심현근)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숙박 비용에 걸맞은 서비스 제공을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에 부합한다. 그럼에도 좋은 서비스를 받지 못한 피고인은 불만을 느꼈을 것이다"라고 판시했다.
이어 "후기를 남기는 과정에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있더라도 피고인과 피해자와 관계, 피고인이 숙박에 지출한 비용, 모욕적 표현 반복성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사회 통념상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과도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온라인 리뷰 공간은 별점과 후기를 통해 고객이 느꼈던 불만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므로 어느 정도 불쾌한 표현이 있다고 해도 이는 공간 성격에 비추어 용인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글에 19명이 '좋아요'를 누른 점을 고려하면 다른 사람들 또한 해당 글에 어느 정도 공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A 씨는 자신이 숙박했던 펜션에 불만을 가지고 지도 애플리케이션(앱) 리뷰란에 펜션 사장을 향해 모욕적인 글을 남긴 혐의를 받는다.
지난 2021년 5월 23일부터 이틀간 강원 홍천군 북방면 소재의 한 펜션에서 숙박한 A 씨는 첫날밤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이튿날 새벽 일찍 숙소를 떠났다. 1박 요금이 100만원을 넘었으나 시설이 낙후돼 있었고, 악취까지 났기 때문이다.
펜션에 불만을 가진 A 씨는 같은 달 26일 지도 앱 리뷰란에 가격 대비 부식한 시설 관리와 불쾌한 숙박 환경 등의 내용이 담긴 24줄 분량의 후기를 올렸다.
A 씨는 글 말미에 "코로나 아니면 여기 가겠나. 제일 기분 나쁜 건 여기 사장이 손님 대하는 태도"라고 적었고, 이에 따라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 씨의 행위가 모욕에 해당한다고 봤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