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리빙 레전드’ 손흥민이 프리시즌 홍콩 투어에서 자신을 향해 환호하는 현지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감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손흥민이 소속팀의 프리시즌 홍콩 투어에서 사인을 요청한 현지 팬들의 요구에 흔쾌히 응하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꼭 1년 전이었다. 2024년 7월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 기자회견에서 토트넘(잉글랜드) ‘리빙 레전드’ 손흥민(33)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은퇴 전에 ‘K리그에서 뛸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었다.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추측은 가능했다. 원하는 것은 타이틀이었다. 2015년부터 10년 간 토트넘에 몸담으며 득점왕까지 경험한 그이지만 우승이란 방점은 찍지 못했다. EPL와 리그컵, 심지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도 모두 준우승이 가장 높은 위치였다. 손흥민은 “EPL에서 더 많은 걸 이루고 현재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시간이 흘렀다. 손흥민이 동료들과 다시 한국을 찾는다. 토트넘은 3일 뉴캐슬(잉글랜드)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5 쿠팡플레이시리즈’ 친선경기를 갖는다. 전날(7월 31일) 홍콩 카이탁 스타디움에서 아스널(잉글랜드)과 프리시즌 ‘북런던 더비’를 치른 토트넘 선수단은 1일 입국한다.
다만 1년 전과 차이가 있다. 이번에는 빈손이 아니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온다. 손흥민과 토트넘은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정상에 섰다. 5월 22일 스페인 빌바오에서 열린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다. 발 부상으로 완전한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그는 후반 교체 투입됐고 팀 우승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손흥민도 입단 10년 만에 수확한 달콤한 결실이었다. 토트넘은 홍콩 투어에서도 트로피를 전시해놓고 현지 팬들과 우승의 짜릿했던 기억과 기쁨을 공유했다.
손흥민은 팀원들과 함께 금의환향하지만 캡틴을 둘러싼 상황은 불투명하다. 계약기간이 2026년 6월까지인 손흥민의 거취는 오리무중이다. 마침 오래 전부터 한국인 ‘월드클래스’의 실력과 가치, 상품성을 주목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서 최근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온 정황이 포착됐다.
알나스르, 알아흘리, 알카디시야(이상 사우디아라비아), 레버쿠젠(독일), 페네르바체(튀르키예)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렸으나 현 시점에서 선택지는 잔류하느냐, 미국행이냐로 압축된 분위기다. 지금으로선 장담할 수 없다. 마침 토트넘이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시점에 “다음 시즌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의 코멘트가 나오며 ‘거취 이슈’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분명한 사실은 토트넘의 방한 기간 중에는 어떤 형태로든 손흥민과 프랑크 감독의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영국 매체들은 “모든 것은 아시아 투어가 끝난 뒤 가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EL 우승으로 우선 꼭 ‘해야 할 일’을 해낸 손흥민이 여전히 EPL에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는지, 아니면 홀가분하게 떠날 것인지 모두가 그의 입과 선택을 주목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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