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 인터뷰
베스트셀러 ‘부의 속성’ 저자
국내 대학교를 중퇴하고 혈혈단신 미국으로 넘어간 것은 결과적으론 옳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1987년 당시엔 아무도 김승호 짐킴홀딩스 회장의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대중과 다른 선택을 하라’는 재테크 격언이 다시 한번 증명되는 순간이다.
미국에서 최소 7번 이상의 사업 실패를 맛봤다. 그는 창업 ‘실패’ 전문가였지만 단 한 번의 성공으로 충분했다. 그 성공은 도시락·스시 업체 ‘스노우폭스’의 글로벌 체인 확장이다. 미국 사업권을 일본 업체에 매각하며 수천억원대의 종잣돈을 모았다. 그리고 투자 그루로 나섰다.
김 회장의 저서 ‘돈의 속성’은 100만부 이상 팔린 희대의 베스트셀러다. 투자 마인드를 잡는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돈을 인격체로 대해 소중하게 다루면 엄청난 부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재테크 업계에선 이를 ‘복리 효과’라고도 부른다.
좀 더 기술적으로 표현하면 장기 분산 투자이며, 김 회장에겐 미국에서의 경험 때문에 미국 주식 위주로 투자돼 있다. 2025년 11월 당시엔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2026년 들어 이 반도체 주식이 급등하자 전량 매도했다고 한다. 그는 100% ‘서학 왕개미’로 남았다.
미국 주식 중 팔란티어와 테슬라의 초기 투자자이며, 비트마인이란 성장주에도 투자하고 있다. 김 회장은 극대화된 자신의 이름값을 활용해 ‘스페이스X’ 비상장 주식도 꽤 받았다고 한다. 스페이스X 특별 증자 때 받은 그의 지분 가치는 600억원이 넘었다고 한다. 증자받을 때 가치는 150억원이었다.
그는 주변에 창업하려는 사람이 있으면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에서 이미 성공하고 있는 상장사 주식을 사라”고 말한다. 그만큼 창업은 그의 말마따나 “힘들다(tough)”는 것. 그는 스노우폭스 체인이 미국내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그 와중에 직원들에 대한 애정이 점차 사라지는 것을 깨닫고 사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고 전했다.
우선 자기 몸에 투자하라고 한다. 매일 걷는 것은 기본이고 근력 운동과 6시간 숙면을 강조한다. 매달 10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것이야 말로 최고의 투자라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은 행복을 극대화한다. 그가 20만평이 넘는 미국 휴스턴 농장을 거닐면서 매일 감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내 투자자들과 서울머니쇼에서 만나 행복 전도사가 되려 한다.
다음은 머니쇼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 전문이다.
―삼성전자가 핫(Hot)한데 전부 팔았나
▷원래는 좀 더 보유하려 했는데 주가가 너무 빨리 올라 팔았다. 나는 주식투자자가 아니다. 사업체 투자자다. 미국에서 성공과 실패를 맛봤고, 미국 내에 내가 하고 싶은 사업을 하는 상장사에 투자하다 보니 미국 주식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돼 있다.
―국내에는 좋은 사업체가 없나
▷아니다.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나 방위산업을 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 우량주들은 다 좋은 회사들이다. 일반 투자자라면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 위주로 투자하면 된다.
―국내에서 직접 하는 사업들은 요즘 어떤가
▷스노우폭스(도시락 체인)와 스노우플라워(꽃집), 스노우북스(출판)가 있는데, 의외로 꽃집이 잘된다. 정찰제를 안착시키는 등 국내 꽃 시장에서 긍정적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 출판업은 회사 현금흐름 창출에 도움이 된다. 강연은 요새 쉬고 있는데, 1등 경제지 매일경제와 협업하려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돈의 가치가 떨어지는데 돈에 대한 태도는 바뀌어야 할까
▷항상 돈을 인격체로 바라본다. 내 가족이 아프거나 우울하다면 오히려 더 살피고 배려하지 않나. 돈의 가치가 떨어져도 여전히 존중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돈은 어느 날 당신과 헤어지자고 말할 것이다.
―스스로 창업을 했으면서도 왜 반대하나
▷대학교를 중퇴하고 아무것도 없이 미국으로 건너갔다. 식품점에서 컴퓨터 조립회사까지 안해 본 것이 없을 정도였다. 동네 한인 신문사도 해봤지만 1년 만에 망했다. 2~3년 주기로 실패했다. 혼자서 시작해 혼자서 씨름해야 한다. 정작 잘되니 직원들이 늘었고, 미국 뉴스에서 흔히 나오는 것처럼 직원 사망 사건까지 일어났다. 음식 체인점 규모가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 그만큼 창업은 시작부터 성공까지 모든 과정에서 어렵고 터프하다.
―AI로 창업이 어려워졌나
▷현대 창업은 노동시장의 변화와 AI의 급성장으로 모든 사업체가 위기에 처해 있다. AI로 혁신을 이뤄내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은 AI에게 잡아먹힐 가능성이 크다. 요즘 소프트웨어 주식들이 어렵지 않나. AI가 손을 대지 못하는 영역에서 창업하거나, 반대로 고도의 전문적인 AI 기업을 창업하는 방법만이 보인다. 둘 다 할 자신이 없다면 투자를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
―휴스턴에 20만평 농장이 있으면서 부동산보다 주식이 낫나
▷‘블루 에그 팜’이라고 부른다. 오전에는 항상 여기서 농장 일을 하고 2만보씩 걷는다. 미국 내에선 ‘농부’라고 스스로 소개하는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웃음). 예전에는 어떤 부동산이든 사놓고 기다리면 돈이 됐지만 이젠 아니다. 앞으로 부동산도 주식처럼 가치가 있는 자산만 뜰 것이다.
―어떤 부동산이 뜨겠나
▷앞으로 한국 부동산의 가치는 순영업수익(NOI·Net Operating Income)과 자본환원율(Capitalization Rate)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현재 임대료를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가격 상승에 제한이 걸릴 것이다. 자연스레 미국처럼 부동산보다 주식 등 금융 투자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고, 지금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집을 팔아 S&P500을 사는 사람도 있다
▷자기 집을 팔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을 권하고 싶지는 않다. 본인이 사는 집은 투자와 삶이 연결되어 있는 지점이라 투자만을 위한 자산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 투자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는 안전망인데, 거주처를 팔아 투자하는 것은 방탄복 없이 투자 전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청년들이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한다. 무슨 말을 해주고 싶나
▷투자와 도박의 경계가 너무 가깝다. 본인이 제어할 수 없는 투자는 도박이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사람들은 결국 지름길이 아니라 낭떠러지로 떨어질 확률이 높다. 20~30대는 절대 레버리지(대출)를 사용하는 투자를 해선 안 된다. 40대 이후도 20% 이하의 레버리지 사용을 권한다. 지난 2000년 이후만 되돌아봐도 시장 전체가 50% 이상 폭락한 경우가 두 번 있었다. 30% 이상 폭락한 경우는 세 차례, 20% 이상은 흔하다. 두 배 혹은 세 배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하는 것이다. 투자에서는 오래 살아남는 게 첫 번째다. 내 룰도 ‘레버지리 20% 이하’다.
―어떤 주식을 사야 하나
▷회사란 외부에서 평가할 때 그 회사의 가치와 가격으로 나뉜다. 가치의 변화는 잘 눈에 띄지 않지만 가격은 매일 매분 정확하게 표시된다. 이때 우리는 그 회사의 가격이 내려가면 회사의 가치도 떨어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 둘이 정확히 함께 가지는 않는다. 가치는 상승하고 있는데, 즉 경영 상황과 재무 상태는 성장하고 있어도 주가는 계속 하락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래서 투자자는 이 회사의 가치가 시장에서 상승하고 있는지 면밀히 분석하고 이해할 능력을 키워야 한다. 투자자로서 가장 매력적인 상황은 회사의 가치는 상승하고 있는데, 가격은 하락하고 있을 때다. 개인적으로 이때 제일 많이 산다.
―성장·혁신주를 살까 가치주를 살까
▷야망이 큰 최고경영자(CEO)들이 있는 회사를 좋아한다. 미국에 그런 상장사가 많다. 그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회사를 어디까지 키울 욕심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한다. 경영자의 꿈은 클수록 좋으며, 그 꿈을 이룰 방법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그 합리성을 추측해 낸다.
그러나 아무리 유능한 CEO도 시장 흐름을 이길 수는 없기에 시대의 흐름에 맞는 기업을 고르는 것이 첫 번째다. 그런 이유로 성장주를 좋아하고 실제 투자하고 있다. 때때로 오래된 기업 중에 바뀐 사업 환경에서 새로운 회사로 거듭나는 기업들도 있는지 열심히 찾고 있다.
―테슬라·팔란티어·비트마인 등 미국 삼총사를 보유하고 있는데, 변화는 없나
▷테슬라와 팔란티어는 단 한 주도 팔지 않고 보유 중이다. 다만 비트마인은 현재 하락 시기에 매수를 계속하며 220만 주를 확보한 상태다. 이제는 비중이 충분해서 더 이상 추가 매수를 할 계획은 없다. 비상장으로 보유 중인 스페이스X의 경우에는 오히려 상장 시에 50% 이상 매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스페이스X에는 어떻게 투자하게 됐나?
▷2025년 6월 JP모건으로 부터 오퍼가 왔다. 특별증자를 할 테니 투자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때 많이 받았다. 150억원어치였는데 지금은 비상장 주식 평가 기관 기준으로 약 600억원 정도가 된 것 같다. 국내에선 미래에셋증권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스페이스X가 올해 안에 상장하면 이 지분 가치는 1000억원이 훌쩍 넘을 텐데 이러면 절반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
―은퇴 이후 퇴직금으로 투자하려는 사람들은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하나
▷만약 급여 생활자로 은퇴한 사람이라면 미국 주식 중 리얼티인컴(주식명 O)에 50% 투자하고, 나머지는 S&P500 ETF(SPY)에 투자할 것이다. 개별 주식은 공부가 꽤 필요한 영역이라 초보자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SPY의 지난 10년간 수익률은 275.7%입니다. 연평균으로도 14.1%가 나온다. 유능한 펀드들도 대부분 이를 앞서지 못한다. 액티브 펀드 6개 중 1개, 약 15%만 시장을 이긴다. 투자에 전념할 수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전문 펀드매니저보다도 훨씬 더 나쁜 결과를 낼 수밖에 없다.
―리얼티인컴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주식은 부동산 회사다. 중요한 포인트는 이 주식이 ‘성장주’가 아니라 ‘배당주’라는 점이다. 매월 배당을 통해 임대 수익처럼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연간 배당금은 주당 3.24달러, 배당 수익률은 연간 약 5.1%이며 매월 배당금을 지급한다. 55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배당률이 6%에 가까우니, 주식투자를 통해 부동산 소유와 같이 고정 수입을 원하시는 분들에겐 딱 맞을 것이다.
―개별 종목에 All-in(모두 넣어야)해야 빨리 부자가 되는 것 아닌가
▷자신이 투자 공부에 하루에 10시간 이상 2년 정도 공부할 자신이 없으면 개별 주식에 올인하는 것을 추천하지 않는다. 설령 그렇게 공부하더라도 좋은 성과를 거두기엔 역부족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투자는 모든 거만한 자와 자만하는 자를 한순간에 쓸어버린다.
일단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통해 절대 잃지 않으려는 태도를 습득해야 한다. 리딩방, 가까운 투자자, 자칭 전문가들을 피하라. 자신만의 투자 철학이 생길 때까지 공부하며 견뎌야 한다. 그때까지 재산을 잃지 않는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당신의 재산은 당신 과거 시간의 결정체다. 이것을 잃는 순간 모든 과거가 사라지는 것이며, 과거가 사라진 사람은 미래도 갖지 못한다. 투자 공부는 끝이 없다. 항상 배우는 자세로 겸손하게 대우주를 바라보는 경외심을 가지고 투자에 임해야 한다.
―그럼 상장지수펀드(ETF)로 천천히 부자가 돼야겠다
▷개인적인 투자 방식과는 많이 다르지만, 주변에 ETF 투자를 권하고 있다. 우선 과한 욕심을 제어할 수 있으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에 투자 시장 진입에 좋은 상품이라고 생각한다.
―어느새 고환율(낮은 원화 가치)이 뉴노멀이 됐다. 미국 자산 비중은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나.
▷개인이라면 미국 달러 자산이 최소 15% 이상이면 좋다. 중국이나 일본 혹은 유럽 같은 나라에 가족이나 사업 관련이 있다면 예외이지만, 미국 달러 이외에 다른 국가 통화 자산을 굳이 소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15% 이상 50% 미만으로 갖고 있으면 된다.
개인도 국가나 기업처럼 환율 리스크 분산(Exchange Rate Risk Diversification)에 나서야 한다. 원화 가치 급락에 따른 손실을 기축 통화 보유로 버텨야 한다.
※ 9일 오후 2시 진행되는 김승호 회장의 서울머니쇼 강연을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 플랫폼 ‘매경플러스’에서 생중계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URL을 복사해 주소창에 붙이거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으시면 매경플러스를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mk.co.kr/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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