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 조사]
중증·응급·희귀질환 치료에 집중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올리기는 과제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이 시행 1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병원이 경증환자 대신 중증·응급·희귀질환 치료에 집중하도록 하겠다는 당초 취지가 현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47개 상급종합병원의 외래·입원환자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정부가 2024년 10월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후 연간 실적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상급종합병원의 외래 환자는 약 765만4000명으로 2023년(867만8000명) 대비 11.8%(102만4000명) 감소했다.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외래환자들이 동네 병·의원으로 분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입원환자 역시 같은 기간 약 187만9000명에서 155만7000명으로 17.1%(32만2000명)나 줄었다.
반면 중증수술 건수는 2024년 39만1706건에서 2025년 42만9085건으로 9.5%(3만7379견) 증가했다. 대형병원들이 본래 역할에 맞게 난도 높은 환자 치료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다.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이번 구조전환 사업의 가시적인 성과와 현장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예측 가능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정부는 시범사업 일몰 전에 본사업 전환 계획을 명확히 해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하고 의료기관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구조 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과제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병상수는 2023년 4909개에서 2025년 5363개로 454개 늘어난 반면, 가동률은 같은 기간 70.4%에서 61.8%로 떨어졌다. 정부 정책에 발맞춰 병상은 확충했으나 실제 이용으로 이어지지 못한 것이다. 특히 빅5 병원의 중환자실 가동률은 같은 기간 71.7%에서 58.4%로 급감해 전체 평균보다 감소 폭이 더 컸다.
지역 간 격차 문제도 심각하다. 의료 공백에 따른 환자 감소 충격이 비수도권 지방 병원에 훨씬 더 가혹하게 작용하고 있어서다. 2023년 대비 지난해 입원 환자 감소율을 보면 비수도권이 22.9%에 달해, 수도권(13.6%)보다 약 1.7배나 높았다. 지난해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역시 수도권은 64.8%를 유지했으나 비수도권은 58.3%에 그쳤다.
김 의원은 “경증 외래환자는 줄고 중증수술은 늘어나는 등 구조 전환이 현장에서 작동하기 시작한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병상은 늘었는데 중환자실 가동률은 떨어지고 입원환자 급감의 여파가 비수도권에 더 집중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정부가 면밀히 살펴보고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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