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분양 40% 급감…전국 주택 공급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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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여의도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모습. 김범준 기자

지난해 3월 여의도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모습. 김범준 기자

분양과 착공, 준공 등 주택 공급 지표가 일제히 감소하며 상반기 전국 주택 분양은 지난해보다 40% 가까이 줄었고, 착공 물량도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고금리, 미분양 적체 등으로 사업장 상당수가 일정을 중단하면서 향후 공급 절벽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입주가 끝난 뒤에도 팔리지 않는 악성 미분양(준공 후 미분양)은 기업구조조정(CR)리츠 등의 매입 효과로 23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전국 주택 공급 ‘빨간불’

국토교통부가 31일 발표한 ‘6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공동주택 분양 승인 물량은 6만7965가구다. 지난해 같은 기간(11만2495가구)보다 39.6% 줄어든 것이다.

분양 실적은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감소했다. 수도권은 4만986가구로 작년 상반기 보다 18.4% 줄었고, 지방은 2만6979가구로 56.7% 급감했다. 특히 서울은 올해 상반기 6558가구가 분양돼 지난해 같은 기간(8231가구)보다 20.3% 줄었다.

공급 전 단계인 인허가와 착공도 부진했다. 상반기 인허가는 13만8456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착공은 18.9% 쪼그라든 10만3147가구로 나타났다.

특히 지방에선 착공 물량이 32.8% 급감하며 수도권의 수요 회복 효과를 상쇄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분양과 착공이 함께 감소하면 2~3년 뒤 입주 물량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집값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준공 물량도 20만5611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했다. 6월 한 달 기준으로는 4만115가구가 준공돼 전월보다 52.2% 늘었다.

지역별로 수도권 준공은 상반기 기준 10만1044가구로 9.2% 증가했다. 특히 서울은 3만1618가구로 전년보다 76.1% 급증했다. 과거 분양 및 착공 실적이 높은 사업지들이 올해 집중적으로 입주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악성 미분양 23개월만 ‘주춤’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23개월 만에 감소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지난 6월 말 기준 6만3734가구로, 전월보다 2944가구(4.4%) 줄었다.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아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6716가구로 전월(2만7013가구) 대비 1.1% 감소해 23개월 만에 증가세가 꺾였다. 2023년 7월 9041가구였던 악성 미분양은 지난 5월까지 22개월 연속 전월 대비 순증을 이어왔다.

수도권 준공 후 미분양은 4396가구로 전월 대비 4.8% 감소했다. 지방은 2만2320가구로 0.3% 줄었다.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3824가구) 경남(3413가구) 경북(3207가구) 부산(2663가구) 순이다.

지난해 도입된 정부의 미분양 아파트 매입 확대 정책이 효과를 보인다는 평가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CR리츠를 통해 등록된 물량이 약 300가구이고, 추가로 1700가구가 등록 신청 중"이라며 "지방 미분양 아파트 매입이 본격화하면서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3000가구를 목표로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시작했다.

전국의 주택 매매(신고일 기준)는 지난 6월 7만3838건으로, 전월보다 17.8% 증가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여파로 4∼5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였지만 6월 9091건으로 반등했다. 전월보다 42.1% 증가한 수치다.

6월 전·월세 거래는 전월보다 4.1% 감소한 24만2305건이었다. 전체 임대차 거래 중 월세 비중은 상반기 누계 기준 61.4%로, 작년보다 3.9%포인트 높아졌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월세 거래 비중은 전국 75.2% 수준이었으며, 지방 비아파트 월세 비중은 82.4%에 달했다.

지방 미분양, 공급 절벽 등 지역 간 격차는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분양 아파트 매입 정책과 공급 정상화를 병행해 시장 불균형 완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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