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에서도 구단 운영예산 하위권인 부천FC1995가 리그 상위권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6경기 무패(5승1무)를 내달리며 승격전의 발판이 될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을 키웠다.
부천은 20일 경기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1라운드 충남아산과 홈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했다. 리그 6경기 및 컵대회 포함 7경기 무패행진을 기록한 부천은 승점 38(11승5무5패)로 전남드래곤즈(승점 37·10승7무4패)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K리그2는 우승팀이 1부인 K리그1으로 자동 승격하고 2위는 K리그1 11위와 맞붙는다. 3, 4, 5위는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통과한 승자가 K리그1 10위와 격돌한다.
지난해 프로축구연맹이 발표한 2024 K리그 연봉 공개에 따르면 부천은 작년 선수단 연봉으로 34억4932만원을 썼다. 이는 K리그2에서도 전체 10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부천보다 선수단 연봉을 적게 쓴 팀은 김포FC, 충북청주, 안산그리너스 등 세 팀뿐이었다.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부천이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쏟아붓는 기업구단인 전남, 부산아이파크, 서울이랜드 등을 제치고 K리그2 3위를 달리면서다. 부천은 지난달 2위 수원삼성, 1위 인천유나이티드에 차례로 패한 뒤 4연승을 내달렸다. 직전 라운드에선 김포와 비기며 흐름이 끊겼으나 이날 충남아산을 꺾고 다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날 경기에서 충남아산이 먼저 앞서갔다. 전반 2분 만에 정마호의 선제골이 터졌다. 그러나 갈레고-몬타뇨-바사니 스리톱을 앞세운 부천은 빠르게 전열을 가다듬었고 10분 뒤 바사니의 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부천은 전반 막판 승부를 뒤집었다. 전반 추가시간 역습 상황에서 갈레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중앙으로 패스했고 몬타뇨가 마무리하며 부천이 2-1로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부천은 후반 시작과 함께 몬타뇨의 헤더 골로 충남아산과 격차를 벌렸다.
충남아산의 배성재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한교원, 후반 8분 은고이를 차례로 투입해 경기 분위기를 뒤집었다. 후반 초반 공격 주도권을 잡은 충남아산은 후반 11분 김승호, 후반 14분 데니손의 연속골로 금세 동점을 만들었다.
부천은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음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막강한 스리톱을 앞세운 부천은 외국인 선수들의 호흡을 통해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20분 바사니의 스루패스가 몬타뇨와 골키퍼의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고 페널티킥까지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박창준이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부천은 1분 뒤 몬타뇨의 골로 5-3으로 앞서갔다. 충남아산 수비진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몬타뇨가 단독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골문을 갈랐다. 해트트릭을 기록한 몬타뇨는 팬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미드필더 카즈와 교체됐다. 남은 시간 스코어를 지켜낸 부천은 이날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부천=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