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가스배관 옆에서 불길…20대女 둘이 화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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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서 소화전 호스 끌고 와 불길 잡아

지난달 30일 새벽시간 한 시민이 가스 배관 옆 화재를 목격한 뒤 옥내 소화전으로 불을 끄고 있다. 사하소방서 제공

지난달 30일 새벽시간 한 시민이 가스 배관 옆 화재를 목격한 뒤 옥내 소화전으로 불을 끄고 있다. 사하소방서 제공
부산 사하구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에서 새벽 시간 화재가 발생했지만 지나가던 시민 두 명이 신속히 소화전을 이용해 불을 끄면서 대형 사고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이들의 침착한 대응에 소방당국은 표창장을 수여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부산 사하소방서는 17일 화재 현장에서 초기 진화에 크게 기여한 박시은 씨(28)와 손승아 씨(26)에게 소방서장 명의의 유공 표창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사하소방서에 따르면 화재는 지난달 30일 오전 3시 16분쯤 부산 사하구 하단동의 한 오피스텔 외벽에 인접한 재활용 쓰레기 더미에서 시작됐다. 불이 난 시간이 고요한 새벽이었던 만큼 자칫하면 불길이 제때 발견되지 못해 더 크게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화재 현장 인근에는 가스 배관이 지나고 있어 만약 불이 옮겨붙었더라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출근을 앞두고 동네를 걷던 박 씨와 손 씨는 불꽃과 연기를 보고 즉시 119에 신고한 뒤, 오피스텔 내부에 설치된 소화전을 활용해 직접 진화에 나섰다. 신고 과정에서 건물 안에 소화전이 있다는 사실을 알린 두 사람은 소방당국으로부터 간단한 사용법을 안내받고 직접 호스를 끌고 나와 화재 현장에 물을 뿌렸다. 불길은 빠르게 잡혔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이들의 빠른 대처 덕분에 건물 외벽 일부가 그을리고 재활용 쓰레기가 탄 것 외에 큰 피해는 없었다. 하길수 사하소방서장은 “화재 현장에서 보여준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이 대형 인명피해를 막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실천한 두 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부산=김화영 기자 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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