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이 이겨 좋긴 한데 안 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잘 어우러져 계속 위닝시리즈 했으면 좋겠다.”
문성주가 LG 트윈스의 순항을 바랐다.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를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전날(19일) 1-6 완패를 설욕한 LG는 50승(2무 39패)째를 올리며 단독 2위를 굳게 지켰다. 이날 패했을 경우 롯데와 함께한 공동 2위가 될 수 있었지만,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2번 타자 겸 우익수로 나선 문성주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시종일관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LG 승리에 앞장섰다.
초반부터 문성주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LG가 0-1로 끌려가던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투수 우완 이민석의 5구 151km 패스트볼을 밀어 쳐 비거리 110m의 좌월 솔로 아치(시즌 1호)를 그렸다. 문성주가 홈런을 때린 것은 지난 2023년 8월 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714일 만이었다.
3회말 좌익수 플라이로 숨을 고른 문성주는 1-1의 스코어가 이어지던 5회말 다시 존재감을 뽐냈다. 2사 3루에서 이민석의 2구 140km 체인지업을 공략 2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타구를 생산했다. 이는 1타점 적시 내야 안타가 됐다.
양 팀이 2-2로 팽팽히 맞선 8회말에도 좋은 타격감을 선보였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롯데 우완 불펜 투수 최준용의 8구 141km 체인지업을 통타, 우전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구본혁의 희생 번트로 3루에 도달한 그는 문보경의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에 홈을 밟았다. 이날의 결승점이 나온 순간. 최종 성적은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이었다.
경기 후 염경엽 감독은 “문성주가 2타점 3안타로 타선을 이끌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문성주는 “1회말 홈런친 것이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잘 맞긴 했는데, 워낙 홈런이 없어서 2루타만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운 좋게 살짝 넘어갔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2022년에는 6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던 문성주다. 하지만 2023년 2개의 홈런만 기록했으며, 이후 좀처럼 손맛을 보지 못했다. 다행히 이날은 달랐다. 오랜만에 대포를 가동하며 LG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는 “(그동안) 홈런이 나와야 될 타구들이 펜스를 많이 맞았다. 2022년도 공인구와 지금 공인구도 확실히 다른 게 있는 것 같다. 2022년에는 작은 구장에서 많이 넘기기도 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홈런이 안 나와) 좀 신경이 많이 쓰였다”면서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치는 것이 아니다. 안타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오늘 홈런으로 마음 편하게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5회말 내야 안타를 친 상황에 대해서는 “(상대 2루수 한태양이) 잡았어도 접전 타이밍이라 봤다. 오히려 잡았으면 확실하게 결과가 나왔을 텐데 놓치더라. 기록원 분들이 (안타로) 잘 주신 것 같다. 코치님들은 던졌어도 세이프였을 것 같다 말씀해주셨다”며 “(8회말에는)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최준용 패스트볼이 너무 좋았는데, 체인지업이 들어왔다. 운 좋게 중심에 맞았던 것 같다. 투수도 주자를 내보내는 것이 힘든 상황이라 무조건 승부하겠다 생각했다. 비슷하면 나가야겠다 싶었는데, 잘 맞아서 2루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1회초에는 멋진 보살도 선보였다. 2사 2루에서 윤동희의 우전 안타를 잡은 뒤 송구해 홈으로 질주하던 빅터 레이예스를 잡아냈다. 단 이는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문성주는 “솔직히 공 던지자마자 빠졌다. 커트맨에게 던졌는데, 둘 다 못 잡을 정도로 빠졌다. 운이 좋았다. 오늘 뭔가 되는 날이었던 것 같다”고 씩 웃었다.
시즌 초 절대 1강이라 불리던 LG는 이후 다소 주춤하며 현재 2위에 위치해 있다. 선두 한화 이글스(55승 2무 33패)와의 격차는 5.5경기 차. 문성주는 모든 구성원들이 분발해 LG가 순항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물론 오늘 팀이 이겨 좋긴 한데 안 되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며 “잘 어우러져 계속 위닝시리즈 했으면 좋겠다”고 두 눈을 반짝였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