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영상광고에 “워크스럽다” 논란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완전한 실패작” 비판
성소수자(LGBTQ)를 옹호하는 듯한 광고로 미국 보수 진영의 집중 비판을 받은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의 최고경영자(CEO)가 회사를 떠났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에이드리안 마델 CEO가 사임하고, 후임자로 모회사인 인도 타타모터스의 재무책임자인 PB발라지를 새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마델 CEO는 지난달 31일 사임 의사를 회사에 전했다.
35년간 재규어랜드로버에서 일해온 마델 CEO는 최근 3년간 CEO로 재직했는데, 지난해 11월 ‘아무것도 모방하지 마라’는 슬로건의 브랜드 쇄신 광고가 논란이 됐다.
약 30초짜리의 광고엔 재규어랜드로바 자동차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형형색색 원색의 의상을 입은 모델들이 여러명 등장한다. 남성이 드레스를 입는 등 중성적 모습이다. 광고엔 ‘평범함을 지워라’, ‘틀을 깨라’ 등의 문구가 차례로 나타난다.
해당 광고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 공개된 이후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일부 보수 진영 지지자들은 이 광고가 “지나치게 ‘워크’(WOKE)스럽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워크는 당초 다양성 등 진보 의제에 대한 각성을 의미했지만, 최근 미국 내 보수 진영 사이에선 과도한 이념 편향을 뜻하는 정치 용어로 사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밤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재규어는 멍청하고 심각하게 ‘워크’한 광고를 냈다. 완전한 실패작“이라며 ”최고경영자(CEO)는 불명예스럽게 사임했고 회사는 완전히 혼란에 휩싸였다. 누가 그런 수치스러운 광고를 보고 재규어를 사고 싶을까?”라고 글을 올렸다.
새로운 CEO로 임명된 발라지는 2017년부터 타타모터스의 비상임이사로 일해왔다. 모회사 임원이 재규어랜드로버 CEO로 임명된 것은 타타모터스가 2008년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FT는 “이번 CEO 인사로 재규어랜드로버에 대한 타타모터스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