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서에 희비 엇갈린 동갑내기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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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 노장으로 국가대표 출전한 ‘옛 동료’ 호날두-모드리치
북중미 월드컵 32강 명승부… 2-2 동점 만든 크로아티아 골
공 속 센서가 오프사이드 감지… 포르투갈 2-1 승리로 16강행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번)가 3일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2-1로 승리한 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와 포옹하고 있다(큰 사진). 작은 사진은 호날두(오른쪽)가 모드리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모습. 둘은 과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6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토론토=AP 뉴시스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7번)가 3일 열린 크로아티아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에서 2-1로 승리한 뒤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와 포옹하고 있다(큰 사진). 작은 사진은 호날두(오른쪽)가 모드리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하는 모습. 둘은 과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6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토론토=AP 뉴시스

크로아티아와 포르투갈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이 열린 3일 캐나다 토론토 스타디움. 1-2로 끌려가던 크로아티아는 후반 추가시간 13분에 요슈코 그바르디올이 왼발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두 팔을 번쩍 들며 환호했고, 포르투갈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크로아티아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비디오판독(VAR)을 거쳐 그바르디올의 득점을 도운 마리오 파샬리치에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면서 득점이 취소됐기 때문이다. 경기 재개 후 크로아티아는 동점골을 넣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포르투갈의 골망을 흔들지 못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크로아티아의 운명을 바꾼 건 인간의 눈으로는 포착하기 힘든 공의 떨림을 감지한 공인구 ‘트리온다’였다. 중계 화면상으로는 이반 페리시치의 크로스가 포르투갈 수비수의 머리를 맞고 파샬리치에게 흐른 것처럼 보였다. 이후 파샬리치의 몸에 맞고 튄 공이 그바르디올의 앞으로 향하면서 크로아티아의 득점이 이뤄질 수 있었다. 페리시치의 크로스 상황에선 파샬리치는 온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2026 북중미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에는 공 움직임을 1초에 500번 감지하는 관성측정장치(IMU) 모션 센서 칩이 들어 있다. 이 센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에 전송한다. 아디다스 제공

2026 북중미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에는 공 움직임을 1초에 500번 감지하는 관성측정장치(IMU) 모션 센서 칩이 들어 있다. 이 센서는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비디오판독(VAR) 시스템에 전송한다. 아디다스 제공
하지만 VAR 결과 페리시치의 크로스가 파샬리치에게 향하기 전에 공이 이고르 마타노비치의 머리와 포르투갈 수비수의 머리를 차례로 스친 것으로 확인됐다. 트리온다에 탑재된 모션 센서가 마타노비치의 머리와 공이 접촉한 순간의 미세한 흔들림을 감지한 것이다. 파샬리치는 공이 마타노비치의 머리를 스친 시점엔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었다.

이날 선제골은 크로아티아의 몫이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8분 페리시치가 왼발 슈팅으로 0-0의 균형을 깨뜨렸다. 반격에 나선 포르투갈은 후반 23분 상대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선수는 포르투갈의 최고 스타인 ‘득점 기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였다. 호날두는 침착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뽑아낸 뒤 펄쩍 뛰어올라 180도를 돈 뒤 두 팔을 아래로 쭉 뻗으며 내려오는 자신만의 세리머니로 기쁨을 만끽했다. 41세 147일인 호날두는 자신의 여섯 번째 월드컵에서 마침내 토너먼트 첫 골을 터뜨렸다. 또한 월드컵 토너먼트 역대 최고령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호날두의 월드컵 통산 득점은 11골이 됐다.

후반 중반 이후 체력이 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인 호날두는 후반 36분 교체 아웃됐다. 호날두는 그라운드를 떠나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높은 볼 점유율(55%)을 유지하며 크로아티아를 압박한 포르투갈은 후반 추가시간 4분 곤살루 하무스가 헤더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벤치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호날두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는 1985년생으로 나란히 선수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호날두와 루카 모드리치(크로아티아)의 대결로도 큰 관심을 모았다. 공격수인 호날두와 미드필더인 모드리치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스페인 라리가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네 차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뤄냈다. 이날 풀타임을 소화했으나 팀의 패배를 막지 못한 모드리치는 경기 후 낙담한 표정을 지었다. 호날두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드리치에게 다가가 포옹한 뒤 머리를 쓰다듬었다. 포르투갈 대표팀에 이날은 특별한 날이었다. 과거 대표팀에서 활약했던 공격수 디오구 조타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날이 지난해 7월 3일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후 포르투갈 선수들은 조타가 사용했던 등번호 21번 유니폼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으며 추모했다.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흘린 호날두는 “조타는 지금도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오늘의 승리는 조타를 추모하는 최고의 방식이었다”라고 말했다.

포르투갈의 16강전 상대는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스페인은 이날 열린 32강전에서 오스트리아를 3-0으로 완파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스페인이 3위로 포르투갈(7위)보다 4계단 높다.

객관적 전력은 스페인이 앞선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2024∼2025시즌 UEFA 네이션스리그 결승전에서 스페인과 연장까지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좋은 기억이 있다.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16강전은 7일 미국 댈러스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한종호 기자 h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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