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슈팅을 심판 눈으로”…월드컵 중계 바꾼 ‘레프리 뷰’ 정체

21 hours ago 6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의 경기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체코와의 월드컵 첫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둔 가운데, 경기 중 등장한 심판 시점 실시간 중계 ‘레프리 뷰(Referee View)’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손흥민의 슈팅 장면이 심판의 시선으로 생생하게 전달되면서 축구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중계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12일 오전 11시(한국 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체코를 2-1로 꺾었다.

한국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22분 황인범, 35분 오현규가 연속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에서 또 하나의 화제를 모은 장면은 전반 38분 손흥민의 슈팅을 심판 시점으로 담아낸 화면이었다. FIFA가 이번 월드컵부터 정식 도입한 ‘레프리 뷰’가 실제 경기 중계에 적용된 것이다.

● 심판 시점에서 보는 손흥민 슈팅? ‘레프리 뷰’ 첫 도입

손흥민 선수가 골문을 향한 슈팅이 빗나간 뒤 아쉬워하고 있는 가운데, 주심의 귀에 레프리 캠 카메라가 보인다. AP/뉴시스

손흥민 선수가 골문을 향한 슈팅이 빗나간 뒤 아쉬워하고 있는 가운데, 주심의 귀에 레프리 캠 카메라가 보인다. AP/뉴시스
레프리 뷰는 심판이 직접 바라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중계 기술이다. 일부 대회에서 시범 운영됐지만 2024 인터컨티넨탈컵과 2025 클럽 월드컵을 거쳐 이번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 정식 도입됐다.

과거 메이저리그 베이스볼(MLB)과 미국프로풋볼(NFL) 등에서도 유사한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촬영과 전송 기술의 한계로 대부분 경기 후 분석이나 리플레이 용도로만 활용됐다.

도입 목적은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기존 축구 중계는 경기장 전체를 멀리서 비추는 메인 카메라 중심이었다면, 레프리 뷰는 심판의 시선에서 선수들의 움직임·경기장 안 상황·선수와 심판 간 소통까지 1인칭 화면으로 전달한다.

판정의 투명성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레프리 뷰 화면은 경기장 전광판에도 송출돼 주심이 온필드 리뷰(On-Field Review·주심이 직접 영상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경우 심판이 확인하는 장면을 현장 관중도 함께 볼 수 있다.● 월드컵도 ‘AI’…화면 흔들림·경기 전력 분석한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태석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 경기에서 헤딩으로 공을 처리하고 있다. 뉴스1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태석이 11일(현지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체코 경기에서 헤딩으로 공을 처리하고 있다. 뉴스1
레프리 뷰를 위해 심판은 경기 내내 초경량 바디캠을 머리에 착용한다. 20년 경력의 베테랑 축구 심판 드루 피셔는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정보기술(IT) 매체 와이어드에 전했다.

그동안 이 기술 상용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심판이 달릴 때 발생하는 화면 흔들림, 이른바 ‘지터(jitter)’ 현상이었다. FIFA는 이번 대회에서 AI 기반 영상 안정화 기술을 도입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현장 서버가 그라운드와 관중석, 전광판 등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화면을 자동 보정하고, 안정화된 영상을 즉시 전 세계로 송출한다.

다만 모든 장면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는 것은 아니다. 경기 전후 일반적인 상황은 제한 없이 제공되지만 선수 간 충돌이나 심각한 반칙, 부상 등 민감한 장면은 별도 검토 절차를 거쳐 공개 여부가 결정된다.

이번 대회에는 레프리 뷰 외에도 판정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한 AI 솔루션이 전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각국 대표팀에는 경기 전후 생성형 AI 기반 전력 분석 시스템이 지원되며, 경기 중에는 반자동 오프사이드 판독 시스템(SAOT)과 AI 기반 선수 추적 기술 등도 배치됐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쇼가 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대표팀과 심판진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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