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 명화, 그리고 물고기들[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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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쿠시마 일본 도쿠시마현 낚시 명인 모리이 노보루 씨가 지난달 20일 가이후군 아사카아항구 앞 방파제에서 감성돔 낚시를 하면서 찌가 떠 있는 주위로 밑밥을 던지고 있다. “빨리 한 마리를 잡자.”‘낚싯줄을 드리울 때 무슨 생각을 하느냐’는 질문에 에토 히로노리(江頭弘則·74) 씨가 말했다. 5세 때 아빠를 따라 처음 해 본 낚시 인생이 70년이고 일본 도쿠시마현(縣) 19대 명인인 낚시꾼치고는 싱거운 대답이었다. 그 말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위해선 이튿날을 기다려야 했다. ● 낚시 명인은 겸손을 보여 준다황동규 시인은 연작시 ‘풍장2’에서 물고기들을 ‘바다 위에 떠다니는 가을 햇빛의 알갱이들’이라고 했다(하응백, ‘나는 낚시다’, Human&Books, 2015). 도쿠시마에 온 이유 중 하나는 가을 바다에서 그 햇빛 알갱이들, 가을에 낚시꾼들이 떠받드는 감성돔을 잡아 보기 위해서다.도쿠시마는 일본을 이루는 4개 섬 가운데 가장 작은 시코쿠(四國) 동쪽에 있다. 작다고 해도 제주도 10배 크기다. 북태평양에 면한 도쿠시마 옛 이름은 아와(阿波)인데, 국내 낚시꾼들에게는 아와조법(釣法)으로 알려져 있다. 탁구공처럼 깎은 나무에 낚싯줄이 통과하도록 구멍을 낸 구멍찌를 써서 손으로 밑밥을 뿌리며 물고기를 모아서 낚는 이 조법은 1960년대 도쿠시마에서 생겼다(낚시춘추 무크지 4 ‘구멍찌낚시’, 2014). 지난달 20일 동트기 전 도쿠시마현 가이후군 아사카와항구에서 바라본 아사카와만. 오전 4시 50분경 아사카와항(港)에서 통통배를 타고 3분 거리 방파제로 향했다. 바다로 더 나아가 갯바위 낚시를 하려고 했지만 제25호 태풍이 발목을 잡았다. 에토 명인과 그의 제자 모리이 노보루(森井陽•53) 명인, 그리고 신국진 낚시 프로(58)가 방파제 오른쪽에서부터 7~8m 간격으로 자리를 잡았다. 가장 왼쪽에는 도쿠시마현 공무원 4명과 국내 동행인 2명에게 번갈아 쥐어 보기라도 하라며 낚싯대 하나를 놔 줬다. 아사카와항구 앞 방파제서 낚시를 시작한다. 사진 앞에서부터 에토 히로노리 명인, 신국주 프로, 모리이 명인, 그리고 초짜 낚시꾼들. 사람들은 약 4km 떨어진 데와지마(出羽島)섬 쪽 외해가 아니라 항구를 바라보며 낚싯대를 휘둘렀다. 구멍찌와 봉돌, 미끼 등을 매단 낚싯줄이 공중을 내달려 10~20m 앞 바다에 떨어진다. 그 반경 1~2m 안으로 밑밥을 몇 번이고 날리며 바닥 가까운 곳 물고기들을 꾀어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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