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혈류순환 저하돼 염증 쉽게 유발
엄지손가락·손목 찌릿 ‘손목건초염’ 의심
스마트폰 사용이 늘면서 ‘손목건초염’으로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덥고 습한 요즘같은 시기에는 손목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손목은 힘줄·근육·근막 등 다양한 연부조직이 복잡하게 얽힌 부위로, 날씨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는다. 특히 장마철에는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아지면서 관절 주변 조직의 압력이 증가하고, 혈류 순환이 저하되며 염증 반응이 쉽게 유발될 수 있다. 실내외 온도차가 큰 환경에서 냉방기 바람이 손목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면 통증이 더욱 심화되기 쉽다.
엄지손가락이나 손목이 찌릿하다면 ‘손목건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목건초염은 1895년 처음 보고한 스위스 외과 의사 프리츠 드 퀘르벵 이름에서 따온 ‘드퀘르벵병’으로도 불린다.손목건초염은 손목의 협착성 건막염의 일종으로, 주로 엄지손가락을 움직이는 두개의 힘줄(단무지외전근·장무지신근)과 이를 감싸는 건초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움직임에 통증을 유발하고 부기와 압통, 근력 약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손목터널증후군도 손목건초염처럼 무리한 손목 사용으로 통증이 생겨 두 질환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손목터널증후군은 신경이 눌려서 발병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저리거나 아픈 반면 손목건초염은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손목건초염을 치료하려면 엄지손가락과 손목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도 통증이 지속된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 유재하 강남나누리병원 관절센터 부장은 “여름철에는 장마철의 기압 변화와 높은 습도가 관절 주위 조직을 자극해 손목건초염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며 “통증이 지속된다면 손목 사용을 줄이고 전문 의료진에게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손목건초염은 대부분의 경우 보존적 치료로도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개선되지 않거나 증상이 만성화된 경우 건초(힘줄막)를 절개하거나 유착된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손목건초염 수술은 국소마취 하에 1cm정도의 최소 절개로 진행된다. 건초의 협착 부위를 절개해 힘줄이 자유롭게 움직일수록 돕거나, 손목의 힘줄을 덮고 있는 염증 조직을 제거해 힘줄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한다.
유 부장은 “손목건초염은 비교적 가벼운 질환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만성화되면 큰 지장을 줄 수 있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손목 관절이 예민해질 수 있어 통증이 나타날 경우 무시하지 말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치료 시기를 놓치고 방치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회복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손목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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