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음악 토크쇼는 가고…킬링보이스-1인음악 등 유튜브 예능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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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고뮤직 킬링보이스

딩고뮤직 킬링보이스

딩고뮤직 킬링보이스

딩고뮤직 킬링보이스
“설마 지금도 듣는 사람이 있을까.”

아이유가 등장한 유튜브 채널 딩고뮤직의 ‘킬링보이스’ 영상에 지난달 달린 댓글이다. 이에 “저요”, “10년 뒤에도 들을 듯” 같은 대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4년 전 올라온 이 영상은 28일 기준 조회수 6998만 회를 기록했다.

‘킬링보이스’는 가수가 자신의 히트곡 중 ‘킬링파트’만 짧고 강렬하게 부르는 음악 예능이다. 마이크와 카메라만 활용한 단순한 구조지만, 20분 내외 짧은 시간에 대표곡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시작된 이후 지금은 컴백을 앞둔 아티스트들이 반드시 거쳐가는 관문이 됐다. 아이유뿐 아니라 성시경(6959만 회), 세븐틴(6421만 회), 마마무(5294만 회), 태연(4949만 회) 등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 유튜브 중심의 음악 예능

최근 음악 예능은 플랫폼과 포맷 모두에서 변화 중이다. 과거엔 ‘토크쇼’를 기반으로 한 심야 음악 프로그램이 주류였다. 2000년대 후반만 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KBS2), ‘라라라’(MBC), ‘김정은의 초콜릿’(SBS) 등 지상파 3사가 모두 음악 예능을 제작했지만, 지금은 KBS2의 ‘더 시즌즈’만 명맥을 유지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퍼포먼스 위주의 케이팝이 대세가 되면서 차분한 심야 음악 쇼는 줄고, 유튜브에서 훨씬 자유로운 포맷이 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튜브에는 다양한 음악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가수들이 직접 운영하는 1인 음악 예능이 특히 눈에 띈다. 성시경의 ‘부를텐데’, 아이유의 ‘팔레트’ 등은 아티스트 고유의 감각과 음악 세계를 보여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유명 아티스트가 직접 진행하다 보니 섭외도 유연하다. 이무진의 ‘리무진 서비스’처럼 처음엔 유튜브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방송사 정규 편성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이무진과 게스트가 듀엣 라이브를 하는 것이 특징이다.

The First Take

The First Take
국경을 넘어선 프로그램이 주목받기도 한다. 일본 유튜브 채널 ‘더 퍼스트 테이크’는 ‘원테이크 라이브’ 방식으로 가수의 실력을 보여준다. 에스파, 아이브, 스트레이키즈 등 한국 아티스트의 출연도 이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시대에는 굳이 심야 시간대를 기다릴 필요 없이 원하는 시간에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며 “유튜브 콘텐츠는 특정 취향에 맞는 장르를 깊이 즐길 수 있어 음악 예능의 다양성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방송사 “새로운 포맷으로 대응”

엠넷 라이브 와이어

엠넷 라이브 와이어
방송사들도 변화에 맞춰 새로운 포맷을 실험 중이다. 지난달 20일 첫 방송된 엠넷 ‘라이브 와이어’는 출연자가 다음 아티스트를 직접 지목하는 릴레이 구조를 도입했다. 음악적 팬심이나 개인적 인연에 기반한 무대는 예측불허의 케미스트리를 만든다. 최근 방송에선 이찬혁의 지목으로 출연한 밴드 YB가 콜라보 무대 ‘파노라마’를 꾸몄다.

연출을 맡은 신유선 PD는 “이제는 아티스트가 직접 콘텐츠를 만드는 시대이기에 방송사는 ‘시청자가 우리를 봐야 할 이유’를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지목 릴레이 형식은 ‘스토리텔링 있는 무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차별화가 가능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밴드 YB의 윤도현은 “후배지만 예술적 영감을 주는 찬혁의 지목이 흥미로웠다”며 “콜라보는 서로 원할 때 가능해지는 건데, 이 콘셉트가 모두에게 흥미를 유발하는 것 같아 좋았다”고 말했다.

김헌식 평론가는 “예전엔 방송에 나오지 않으면 인기가 없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더 다양한 방식으로 팬덤과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음악 예능도 다양한 경로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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