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경찰서 육아N오피스 개소
경찰 최초 서내 긴급돌봄 공간 마련
10일부터 시범 운영...24시간 개방
긴급할 때 아이 데리고 출근 가능해
서울 마포경찰서가 경찰 조직 최초로 직장 내 긴급돌봄 공간 ‘육아N오피스’를 개소한다고 9일 밝혔다.
‘육아N오피스’는 예측 불가능한 일정과 돌발 상황에 상시 노출되는 경찰들의 자녀 돌봄 공백을 최소화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됐다. ‘육아N오피스’라는 명칭은 ‘육아와 오피스의 연결(And)’을 상징하며, Need(돌봄 필요), Nurture(양육), National(국가적 책임)이라는 복합적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는 10일부터 시범운영될 예정이다.
직원들은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예약을 해 만 12세 이하의 자녀를 데려올 수 있고, 자녀를 데려온 직원들이 돌아가면서 이곳에 있는 아이들을 돌본다.
동료가 아이를 돌봐주는 사이 보호자는 자신의 자리로 복귀해 업무를 처리할 수 있고 돌봄 공간에 마련된 책상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긴급돌봄 중에도 즉시 업무 복귀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이다. 육아N오피스는 24시간 내내 이용이 가능하다.
이날 오후 매일경제가 방문한 마포서 3층 ‘육아N오피스’에는 세 명의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돌봄 공간 곳곳에는 여러 권의 아동 도서와 장난감들이 정갈하게 비치돼 있었다.
유혜연 마포서 치안정보과 경위(36)는 “전에도 간혹 급작스러운 업무가 생겼을 때 사무실에 아이를 데리고 온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돼 마음이 놓인다”며 “요즘엔 미열이 나기만 해도 아이를 교육기관에 보낼 수 없어서 갑자기 돌봄이 필요할 때가 생기는데, 경찰서 내부에 돌봄 공간이 마련돼 육아에 대한 어려움이 많이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경위의 아들인 초등학교 3학년 박하준 군(8)은 “새로운 책들과 장난감들이 많아 놀기 좋다”며 “처음에 들어왔을 때 아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웃어 보였다.
‘육아N오피스’는 마포서의 한 경찰이 2주간 병환으로 등원하지 못한 자녀를 돌봐야 했던 상황에서 시작됐다. 맞벌이 경찰이었던 부부가 연가를 번갈아 사용해 아이 돌봄을 해결하려 했지만 역부족이었고, 급한 업무 처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두 돌배기 아이를 데리고 출근하는 일이 생겼다. 일과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현실에서 돌봄 공백에 대한 논의가 조직 전체로 이어졌고, 그렇게 ‘육아N오피스’가 탄생했다.
김완기 마포경찰서장은 “30년 경력의 육아·보육 전문가인 이옥주 숙명여대 겸임교수의 자문을 바탕으로 모델을 구체화했다”며 “구성원의 복지향상을 바탕으로 조직의 집중력과 대응력을 높여 궁극적으로 시민에게 더 나은 치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