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 진료 안 봅니다"…'SNL' 미용만 보는 피부과 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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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28 08:14 수정2026.04.28 08:14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영상 캡처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영상 캡처

아토피 때문에 피부과에 갔는데, "피부과 전문 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SNL 코리아'에서 풍자한 피부과 에피소드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8에서 지난 25일 공개된 '스마일 클리닉' 에피소드에서는 아토피로 고생하는 환자(정이랑 분)가 팔을 긁으면서 가려움과 고통을 호소하며 피부과를 찾았지만, 병원에서는 "피부과 전문의를 찾아가"라는 핀잔을 들었다.

극 중 스마일 클리닉은 미용 피부과 진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미용이 아닌 피부과 질환을 가진 환자가 등장하자 스마일 클리닉 상담 실장(이수지 분)은 환자를 막으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된다"며 "피부과 전문 병원으로 가셔야 한다"고 안내한다. 환자는 "여기 지금 피부과라고 해서 올라왔는데 무슨 전문 병원을 가라고 하느냐"고 따진다.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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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도에서 소란이 벌어지자 의사가 나와 "저희 병원은 아토피가 진료 과목에 없다"고 말한다. 환자는 어이없어하며 "간판에 피부과라고 적혀 있어서 왔는데 아토피 하나 못 보는 거냐. 그러고도 의사냐"고 지적했고, 이때 같은 병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의사(신성록 분)가 나타나 "제가 봐드리겠다"고 한다. 환자가 "선생님은 뭐 다른 사람이냐"고 묻자 이 의사는 당당한 표정으로 "전 피부과 전문의다"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누구처럼 비전문의가 아니라"라고 속삭인다.

이후 치료를 받고 나온 환자는 신성록에게 "귀신같이 안 가려워졌다"며 "너무 감사하다"고 인사하고, 이 전문의는 "아토피는 전문의에겐 기본"이라고 답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진료를 거부한 의사에게는 "다음에 머리하러 오겠다"면서 '미용' 의사임을 꼬집었다.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영상 캡처

/사진=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영상 캡처

해당 에피소드가 짧은 영상으로 편집돼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며 공감을 얻고 있다. 해당 영상은 하루 만에 조회수가 380만회를 넘겼다.

의료법과 보건복지부 규정에 따르면 전문의는 의사 면허 취득 후 특정 분과에서 수련 과정을 거친 의사를 말한다. 의대 졸업 후 면허 취득 국가고시에 합격하면 일반의 자격을 얻게 되고, 이후 종합병원에서 여러 과를 도는 인턴 1년, 특정 전공 분야에서 심화 수련을 하는 레지던트 과정을 3년에서 4년 정도 수행한 후 전문의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비로소 전문의가 될 수 있다.

피부과는 성적 최상위권이 지원하는 인기과로 매년 배출 인원이 전국적으로 70~80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희소하다. 하지만 지난해 9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진숙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7월 사이 일반의(전문의 자격이 없는 의사)가 신규 개설한 의원 176곳 중 83%(146곳)가 진료 과목으로 '피부과'를 신고했다.

올해 3월, 대한피부과의사회가 발표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피부 진료'를 표방하는 동네 병원 10곳 중 9곳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하고 있었다. 전국에 피부를 진료하는 동네 병, 의원은 최대 1만5000곳에 달하지만, 이 중 피부과 전문의(2950명)가 운영하는 병원은 작년 4분기 기준 1516곳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피부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병, 의원의 간판은 '○○○ 피부과 의원'으로, 일반의가 운영하는 병원은 '○○의원, 진료 과목 피부과'로 표기하고 있다. 피부과의사회는 "피부과를 찾는 상당수 국민은 자신이 피부과 전문의에게 진료받은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며 "일반의가 피부 진료 시장에 뛰어드는 경우가 늘면서 피부암을 단순한 점으로 오진하거나 시술 부작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피부과의사회는 "우리나라처럼 의대 졸업 후 단독 개원이 가능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최소 2년 정도는 전공의 수련을 받거나 다른 병, 의원에서 경험을 쌓은 뒤 개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개원 면허제' 도입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를 두고 "미용 의료 시장 내 경쟁이 커지면서 기존 피부과 의원들의 수익성이 낮아지자 이를 지키기 위해 '개원 면허제' 도입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반발도 있다. 점 빼기 등 단순한 피부 시술의 경우 의사가 아니라도 일정 교육을 거쳐 자격을 얻은 피부 관리사나 간호사, 레이저 치료사도 시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를 통해 피부 질환을 보는 피부과를 육성하고 의대 졸업생들이 대거 피부 미용 시술로 빠져나가는 '의사 부족' 현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법 시행규칙상의 명칭 표시 규정을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거나 지키더라도 마치 피부과 전문 의료기관인 것처럼 표시하고 있어 소비자를 오인하게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마치 피부과 전문 의료기관인 것처럼 명칭을 표시하거나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면서 피부과 전문의인 것처럼 광고나 명칭 등에서 표시하고 있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비급여 진료인 환자만 진료하고 피부 질환 등 피부 질병과 관련된 치료는 거부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어 의료인으로서의 윤리의식을 저버리고 운영되는 의료기관이 있다. 소비자들이 믿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올바른 정보 제공과 의료인으로서 윤리의식을 가지고 신뢰 있는 진료를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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