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수원시에 사는 최윤한 씨(82·연무동)는 4일 “70여 년 전 6·25전쟁 중 납북된 뒤 생사조차 알 수 없었던 아버지의 흔적을 찾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동안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기관을 찾아다녔지만 “자료가 없다”는 답변만 들었던 최 씨는 최근 파주 국립납북자기념관에 있는 추모비에서 아버지 이름 석 자를 찾았다.
최 씨를 도와준 것은 수원시청 본관 1층에 있는 ‘새빛민원실’의 베테랑 공무원들이었다. 이들은 경찰청, 국가기록원, 통일부를 샅샅이 뒤져 최 씨 아버지가 납북 당시 소방관이었다는 기록을 찾아냈고, 파주 기념관까지 동행해 추모비에 새겨진 아버지 이름을 찾아주었다. 70여 년 동안 묻혀 있던 기록이 행정기관의 도움으로 다시 확인된 것.
● “민원 핑퐁? 끝까지 판다”

이들의 주된 역할은 부서 간 경계가 모호해 서로 떠넘겨지는 이른바 ‘핑퐁 민원’과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고질 민원을 끝까지 추적해 해결하는 것이다. 최 씨 사례도 그중 하나다.
이들의 활동은 이뿐만이 아니다. 21개월 동안 복잡한 사정으로 해결되지 못했던 시민의 기초생활수급 자격 취득을 도왔고, 거동이 불편한 시민의 이사도 지원했다.집단 갈등 조정에서도 활약하고 있다. 8개 기관이 얽혀 해결 기미가 없던 고교 통학로 걸림돌을 정비하고, 사유지 통과 문제로 중단됐던 산기슭 마을 14가구의 도시가스 공급을 토지주를 설득한 끝에 성사했다. 학교 앞 전자담배 판매점 허가 철회를 위해 국무조정실에 법 개정을 건의하는 등 제도적 문제 해결에도 힘을 쏟았다.● ‘민원 사각지대’ 직접 찾아간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지방자치단체 적극행정 종합평가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해외 기관 등 85개 단체가 이 모델을 배우기 위해 수원을 찾기도 했다.
수원시는 이런 평가에 힘입어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는 베테랑 공무원들이 매달 4개 구청을 직접 찾아가 ‘지역 맞춤형 민원 발굴’에 나섰다. 시청 방문이 어려운 시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 김현수 수원시 부시장은 “새빛민원실은 복합적이고 해결이 어려운 민원을 책임지는 현장 중심 행정의 핵심 창구”라며 “앞으로도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말했다.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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