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유? ‘보여줄게’라는 마음으로, 더 긍정적으로”…각오 다지는 FC서울 정승원 [MK대전]

FC서울 정승원은 계속되는 상대 팬들의 야유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가오는 친정팀 대구FC 원정 또한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정승원은 2016년 대구FC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수원삼성, 수원FC에서 활약했다. K리그1 무대에서 계속해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미드필더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팀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을 맡으며, 제 몫을 다해주고 있다.

수원 시절 다소 부침을 겪었지만, 지난해 수원FC 이적 후 김은중 감독 체제에서 다시 날개를 달았다. 2선과 3선을 오가며 수원FC의 파이널A 진출을 이끌었다. 지난 시즌 리그 전 경기(38경기) 출전해 11골 6도움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는 자유계약(FA) 신분으로 서울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번 시즌 정승원은 서울의 중원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까지 팀의 2선으로 중용 받고 있다. 김기동 감독은 정승원의 2선 배치로 공격의 활기를 불어넣고자 했다. 정승원은 중앙으로 파고들며, 공격의 수를 더해주고, 우풀백 최준의 공격 가담까지 돕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어깨 부상을 입으며 이탈이 길어질 것으로 보였지만, 2주 만에 돌아와 다시 서울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하나시티즌과 하나은행 K리그1 13라운드 원정경기에서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온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부침을 겪고 있는 팀을 위해 지난 FC안양전부터 팀에 복귀했다.

대전전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만난 정승원은 “(부상 상태에 대해) 어쩔 수 없다. 팀이 어렵다. 최대한 도움이 되고 싶다. 아직 많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 더 노력해야 한다”라며 “(부상 부위에 대해) 아직 완벽하지 않다. 치료에 전념했고, 많은 분께서 도와주셔서 빠르게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정승원은 우측 윙어로 경기를 시작해, 후반전에는 3선에 배치됐다. 많은 활동량을 가져가며, 대전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계속해서 받기도 했다. 정승원은 “매 경기에서 상대와 자주 부딪힐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준비해야 한다. 상대 파울이 기분 나쁘지 않다. 축구에서 일어날 수 있는 충돌이다. 다만, 제가 반응하고, 심판에게 항의하는 것은 상대에게 경고가 나오면 우리에게 유리한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저를 향한 견제가 심하다는 것은 저를 더 신경 쓴다는 것이기에 오히려 괜찮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의 가장 큰 고민은 ‘골’이다. 매 경기 상대를 밀어붙이며, 경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결과를 가져올 득점이 터지지 않고 있다. 정승원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경기에서 주도권을 가져가고 있다. 그런데 정말로 골이 잘 안 들어간다. 팀원 모두 골을 넣고 싶은 마음이 크다. 쉬운 일이 아니기에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 조금 더 세밀하게 준비해서 결정력을 높이는 데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승을 위해 서울에 왔다. 지금은 승점 3을 따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제가 고참은 아니지만, 경기 후 선수들과 오늘 실점하지 않았고, 지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잘 쉬고, 다음 경기에서는 승리하자고 했다.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말했다. 승점 1을 따냈지만, 나중에는 더 많은 승점을 쌓아서 우리가 더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김기동 감독에 대한 신뢰와 서울의 방향성이 틀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서울은 오는 18일 대구 원정에 나선다. 정승원의 친정팀. 이번 시즌에는 ‘역주행 세리머니’로 엮여 있다. 지난 3월 29일 서울은 대구와 홈경기에서 린가드의 선제골 후 요시노, 정치인에게 실점하며 1-2로 끌려갔다. 그러다 경기 종료 직전 문선민의 동점골, 정승원의 역전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당시 정승원은 결승골을 터뜨린 후 대구 원정팬석으로 달려가며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두고 정승원은 “대구 팬들에게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대구전 승리가 서울의 마지막 승리다. 이후 서울은 대전전까지 7경기 4무 3패를 기록 중이다. 다시 한번 대구전 승리로 분위기 반등에 나서고자 한다.

정승원에게는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역주행 세리머니’로 인해 대구 선수단과 팬들의 앙금이 남아있다. 정승원은 “대구전에서도 견제가 많을 것 같다. 더 큰 야유도 있을 것이다. 모두 대비하고 임할 것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야유가 있었다. 대구전 더 심할 것이다. 더 잘 준비하고자 한다”라며, ‘야유가 더 큰 힘이 되는 것 같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 역시 그런 것 같다. 팀을 옮길 때부터 야유를 많이 받다 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 그러면서 더 자신감을 찾게 됐고, 야유를 들으면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임했다. 더 긍정적으로 경기에 나섰다.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다”라고 고백했다.

[대전=김영훈 MK스포츠 기자]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좋아요 0